부모님 산소로 시누이들과 소풍
6월 22일
남편과 경북 안동 부모님 산소에 가기 위해 새벽 5시 눈을 떴다.
내게는 이른 시간이다.
밑반찬을 싸고 밥을 하고 준비해서 집을 나선시간이 6시 8분,
집을 나서기 전에 반말짜리물통에 물을 준비했다.
남편은 ‘뭐 하러 가져가느냐’며‘밥을 해먹을 거냐’고 궁금해 했다.
대구 수성구에 사시는 둘째 누님을 모시고 군위휴게소에서 잠시 쉬며 커피를 마시고 안동으로 향했다.
날씨는 머리 위에서 여전히 뜨겁게 내리쬐었다.
안동 산소 부근에 사시는 큰 시누이까지 모시고 산에 올랐다.
나눔 밑은 시원했다.
두 시누님은 그늘에 모셔 놓고 남편은 준비해간 낫으로 봉분을 다듬었다.
남편과 일 년이면 2~3번 찾을 때마다 가볍게 봉분 손질을 한다.
봉분손질을 하고 주변 방앗간에서 떡을 찾아 제단을 올렸다.
시누님들은 ‘찾아오는 것만도 고마운데 소주 한잔만 붓고 가게’ 하셨다.
비 오듯 땀을 흘린 남편에게 미리준비한 물을 부어주며 씻으라고 부어주었다.
시누님들도 손을 씻도록 물을 부어드렸다.
남편은 누님들한테 자랑하듯 ‘우리마누라가 이렇게 준비성이 있어요’ 했다.
나무 밑 그늘을 찾아 집에서 준비한 상추부터 밑반찬을 준비했다.
겨울김장김치에 두툼한 돼지고기 찜해간 것을 맛있게 드셨다.
커피와 참외까지 먹으며 시누이들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누셨다.
둘째시누이는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큰 시누님과 부모님이 밭에 나가 일하는 동안 동생들을 돌봐야 했기에 동생들에게 발목 잡힌 것을 원망하시기도 했다.
부모님이 조금만 가리켜 주셨어도 그리 살지는 않았을 텐데~
배우지 못한 설움에 잠시 고요가 흘렀다.
남편은 ‘누님덕분에 동생들이 다 잘살잖아요.’ 했다.
누님은 ‘그래 자네들이 잘사니 좋은데, 옛날생각이 나서 그러네.’ 하셨다.
‘동생 댁 덕분에 언니와 동생하고 이렇게 소풍을 나오니 참 좋네, 수고했네.’
‘네~ 담에 또 모실게요.’
큰시누님 댁 안마당에 사과나무에 어린사과가 예쁘게 달려있고 마른장마에 고추가 탐스럽게 달려있었다.
간식거리 땅콩도 한쪽에 자리 잡고 집 끝에는 안동에서 추자나무라고 하는 호두나무가 문지기도 서있었다.
돌아오며 둘째시누이를 모셔다 드리고 김해로 돌아왔다.
둘째 시누님은 우리에게 미리 준비해둔 된장, 고추장, 깨소금을 전해주셨다.
소풍 나오는 게 별거든가 서로 만나고 싶은 이웃이나 친구 형제가 시간을 쪼개어 만나 안부를 물으며 담소를 나누면 되는 것을~~~
부모님 산소 앞 그늘에서 삼남매는 더위와 함께 한 소중한 추억을 남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