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미인조폭 2019. 9. 2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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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인가 싶었는데 느닷없이 몰려오는 태풍 타파미탁으로 한여름 같은 더위만을 남겼다.

 

지난 추석 성묘를 가지 못해 날을 잡아 남편과 양족 부모님의 산소를 찾아나서는 길이다.

 

이른 아침 6시 집 현관을 나서며 서김해톨게이트를 615분에 진입했다.

고속도로는 조용했다.

단 간간히 뿌연 안개가 앞길을 막았다. 성주까지는 심한 안개로 속도마저 줄여야했다.


안개 낀 고속도로는 곳곳에 교통표시 판넬 전광판의 깜박거림이 안전운행에 도움이 되었다.

 

자그마한 성주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갔다.

문경 불정터널이 보이자 터널 너머에 하얀 안개가 산자락을 덮고 있었다.

아침 태양은 안개를 여러 차례 만나고 나서야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아침을 거르기도 했지만 안 먹으면 서운할 것 같아 괴산휴게소에서 우동 한 그릇을 나눠 먹으며 괴산톨게이트에 진입을 했다.

 

수확을 기다리는 누런 벼도 보였고, 몇 차례 택배로 김장을 담은 적이 있는 괴산배추밭도 보였다.

배추는 탐스럽게 잘 자라주었다.

 

풍성한 배추밭을 가로지르며 친정 부모님산소를 먼저 찾아 성묘를 했다.

성묘를 마치고 해마다 심어 놓은 영산홍나무 손질을 하며 납골당을 찾아 인사를 올렸다.

 

납골당에서 보이던 부모님 산소는 우거진 나무로 이번에는 보이지 않았다.

 

가을을 대표하는 코스모스도 하늘거리며 우리와 눈인사를 나누며 수확을 기다리는 누런 벼 사이를 빠져 나왔다.










전형적인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안동으로 향해 시부모님 산소에 성묘까지 마쳤다.


남편은 고인이 된 큰 시숙 묘비에도 인사를 했다.


성묘를 마치고 빠져 나오는 산길에 산밤이 떨어져 우리 걸음을 멈추게 했다.

산밤은 벌레 없이 알이 꽉 차있었다.


이곳 산에도 코스모스 꽃은 산들산들 바람 따라 하늘거리며 가을을 알리고 있었다.

 

이른 시간 움직인 덕분에 1235분 두 곳 성묘를 마쳤다.

출출한 배를 시골 촌장에서 먹던 보리밥이 생각난다며 남편은 나를 안내했다.

 

시장 장터에서 40년이 넘는 경력의 보리밥 식당에서 배 둘레를 든든하게 채우고 내려오는 길에 의성 고운사를 찾기로 했다.

 

고인이 되신 양쪽 부모님 성묘를 마치고 의성 고운사를 들려 하루 총 634km를 달려 귀가했다.

 

마음이 허전할 땐 나름 위로를 받고 오기 때문에 남편을 졸라 산소를 찾곤 했다.

육십 중반의 나이에 산에 오는 걸 싫어하진 않지만 운전을 하는 직업이기에 조심스러운 건 사실이다.

나이를 더 먹기 전에 자주 찾아뵈어야 갰다.

 

진영쯤에서 4중 충돌의 교통차량을 보게 되었다. 아휴~! 교통사고는 끔찍하다.

김해에 들어서자 남편은 한식 뷔페로 나를 안내하며 저녁을 해결하게 해주었다.

 

여보 운전하느라 피곤하죠! 고생했어요.’ 하니

남편은 가족을 위하는 일에 조금 피곤하면 어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