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나는 날
8월 17일
급식봉사를 하다 말고 김해의 J병원으로 향했다.
오늘은 주촌으로 가는 날이지만 이용자의 아내가 발가락에 염증이 생겨 부산d병원으로 가야한다고 다급한 이용자의 톡이 날아들었다.
안마원의 일도 조퇴를 하고 이용자는 나를 호출했다.
장애인콜택시 타도되지만 두 시각장애인 부부이기에 아내의 활동도우미보다 나를 선택한 것이다.
그의 아내는 성격이 조금은 별나다.
우린 그들의 생활을 전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약간의 도움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고 교육을 받았지만 이들 부부는 그러하지 않다.
아내의 도우미가 간혹 힘들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보다 더 낳으니 조금만 참고 돌봐주자 했었다.
막무가내 그의 아내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무엇이든 우선되어야 하고 그의 말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
그녀는 병으로 말 전달도 잘 되지 않아 남편의 통해 들어야 할 정도다.
그럼에도 한 번에 못 알아들으면 남녀위아래 할 것 없이 큰소리로 말하며 되물으며 욕을 하는 장애인이다. 이글을 쓰면서도 무조건적으로 장애인을 돌봐야 한다는 건 무리수가 따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난 남편의 도우미로 아내를 부산까지 태우고 빠른 걸음으로 의사선생님으로부터 진찰과 치료를 받게 해주었지만 고맙다는 말은커녕 자신의 말을 못 알아듣는다고 함성을 지르는 짜증나는 오후였다.
이용자는 아내의 성경을 알기에 고만해라 해도 들은 척 안하고 도우미 역성들어주는 것 같아 더 이용자인 남편에게 짜증을 냈다.
뙤약볕은 내 마음에 더 뜨거운 불을 질러댔다.
돌아오는 차내에서도 춥다 덥다, 를 반복하며 운전하는 나를 배려하지 않았지만 그녀에게 직접적인 바람을 피하게 하며 부산서 장유까지 돌아왔다.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난 도우미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이용자의 부름에 응했고 이용자는 돌아오는 내내 말이 없었다.
날은 상당히 더웠다.
태양열에 수국도 못살고 타가고 있었고 단감은 병들은 채 주황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