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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울집 겨울 김장

건강미인조폭 2023. 12. 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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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헌혈센터, 부산혈액원 행사, 서울 나눔 선포식, 전헌협 임시총회 등 헌혈 행사에 다니며 피곤함이 쌓여 있었지만, 마무리라는 점으로 몸이 가벼웠다.

날씨마저 포근했다.

 

쉼도 없이 남편이 겨울 김장을 돕는다고 자처했다.

이런 제수가 하며 남편 말에 동의하고 절임 배추가 아닌 생배추를 구매했다.

그것도 15포기나 준비했다.

무는 친구가 농사지은 것을 주었기에 무는 사지 않아도 되었다.

 

갓김치, 쪽파, 대파, 굴 등과 고춧가루까지 준비하며 남편이 도와준다는 말에 나는 신이 나 있었다.

 

집에 돌아와 얼마 전 갈아둔 마늘도 냉동고에서 꺼내 녹이며 다싯물에 찹쌀풀을 쑤고 식히는 동안 배추를 절이기로 하며 남편에게 칼자루를 쥐여 주었다.

 

배추는 머리에서 반으로 잘라 그 반은 반 정도 칼집만 내어주세요.’ 하며 주방일을 했다.

돌아서자 들리는 소리,

 

~ 여보 난 손비였다. 많이 빈 것 같은데…….’

진짜 많이 비었고 지혈하느라 한참이 걸린 듯했다.

붕대를 감고 생각하니 미안했던지 그 손으로 돕겠다고 옆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살짝 짜증이 났지만, 남편의 마음이 따듯해 짜증을 꾹~~ 눌어 담았다.

 

욕조에는 사람 대신 배추가 소금에 절여지고 늦은 밤 절인 배추를 건져내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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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건진 소금물에 쪽파를 절이고 두시간 정도 절이며 수영장으로 향했다.

두시간 후에 들어와 쪽파를 씻으려 물을 트니~~~~ 이런 단수가 되었다.

아파트 단지 내 물탱크 청소한다는 방송을 듣지 못했다.

배추는 지난밤에 씻어 두어 다행이었지만 김장하는 집에 물이 안 나오니 난감하네~~~였다.

 

 

급하게 깍두기 무와 절인 쪽파는 짜지 않도록 바구니에 소금물이 흐르도록 옮겨두고 물이 나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오후 4시에 절인 쪽파와 깍두기는 씻을 수 있었다.

 

저녁 식사 후에 배춧속을 준비했다.

찹쌀풀에 고추가루 풀고 마늘과 생강, 새우젓, 멸치젓 등을 넣고 숙성을 시키며 무채 설고 파, , 등을 썰었다.

 

우여곡절 끝에 김치통을 옮겨주는 일 외에는 결국, 15포기를 혼자 했다.

깍두기와 피침치도 담아두었다.

 

피곤한 몸은 남편 손가락 걱정에 슝~~ 사라졌고 따끈한 전기 돌 소파에 나를 눕히고 잠을 청했다.

 

김장 앞에서는 절대 남편 말을 믿지 않기로 했다.

베인 손가락이 괜찮기를 바라고 김장이 맛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