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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초원의 장터

건강미인조폭 2021. 6. 2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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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노래 교실에서 만난 아우 이나교~

영화도 보고 여행도 다니며 예쁜 걸 보면 내게 사주기도 하고 자매 같이 정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나교는 아들 둘은 소리소문없이 혼인을 시키며 나를 서운하게 했었다. 그게 서운해 그리워하면서 2013년 가을, 거리를 두고 몇 해를 보냈다.

 

그러던 그녀가 손자가 4명이나 되어 노래를 좋아하는 시어머니를 며느리에 의해 노래 교실에 신청하며 함께 노래를 배우게 되었다.

 

다시 그리워했던 세월을 이야기하며 그녀가 농사짓는 초원을 정희 형과 찾았다.

 

그녀는 김해서 조금 벗어난 곳에 제법 넓은 터를 잡아 공장과 살림집 그리고 컨테이너에서 간이살림도 하며 커다란 텃밭을 꾸미는 부지런한 성격의 소박한 살림꾼이었다.

 

상추, 고추, 쑥갓, 대파, 쪽파, 부추, 표고버섯, 들깻잎, 참깻잎, 수박, 호박, 오이, 가지, 살구, 자두, 피자두, 사과, 단감, 블루베리, 키위, 방울토마토~~ 많은 채소를 가꾸고 있었다.

 

사실 오늘은 그녀가 키우는 토종닭을 잡아 이른 삼복더위를 이겨보자며 점심을 먹도록 준비했다.

 

그녀는 혼자 넓은 들판에 온갖 채소를 가꾸며 지난 몇 년, 힘든 시간을 이겨내며 보내고 있었다.

잡풀 뽑고 토종닭 먹이 주고 채소들이 커가는 걸 보며 생활하고 있었다. 그것이 즐거웠다고도 말했다.

 

그녀는 두 해 전에 60을 넘겼다. 그동안 허리가 많이 상해있었다.

병원에 다녔다는 하는 그녀는 허리 수술만은 안 하고 싶다고 했다.

내가 다니는 병원에 가는 날, 그녀를 데리고 가기로 했다.

 

점심까지 먹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저녁 출근으로 그곳을 빠져나와야 했다.

나교가 아는 지인도 잠시 다녀가고 우리도 그곳을 빠져나오며 나교는 정희 형과 내게 텃밭에서 저녁거리를 장만하도록 온갖 채소들을 뜯고 가져가도록 해주었다.

또 들어보지 못한 살구로 쨈을 만들었다며 한 병을 주기도 했다.

 

고맙고 즐거웠다.

 

그저 누가 되든 간에 모두가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앞으로 서로 아끼며 노래 교실에서 웃으며 시간을 보내자고도 하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