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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건강미인조폭 2016. 6. 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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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점심을 먹고 남편과 천문대를 걸었다.

집에서 나설 쯤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괘의치 않았다.

우산을 준비하고 테마파크 앞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천문대에 올랐던 등산객들의 걸음이 빨라지며 비는 멈추지 않았다.

남편과 나는 우산을 받쳐 들고 편백 숲을 걷기로 했다.

 

비오는 숲을 나무 향기를 맡으며 걸었다.

행복하고 편안한 빗길이었다.

하산 객들 앞에서 우산 들고 걷는 우리가 조금은 미안했다.

 

하산 객들은 입고 있던 바람막이 옷을 머리에 쓰기도 하고

수건을 머리에 쓰고 내리기도 하고 비를 맞으며 유유히 숲을 빠져 나가기도 했다.

 

얼마를 걸었을까 비가 굵어졌다.

산에는 우리부부뿐이었다.

 

거센 비를 맞으며 걷는 건 무리인 듯~

어둠 속 숲길을 벗어나 우리도 발걸음을 돌렸다.

6.33km 걸었다.

 

습도가 높아 남편과 나는 땀으로 범벅이었다.

 

나뭇잎에 위장하며 두꺼비들이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나타났다.

 

평소 숲속에 사는 두꺼비들이 비가 오자,

비를 맞기 위해 짠~ 하고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파충류들의 애환 일게다

 

잠시 두꺼비들의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암벽에 오르듯 하기도 하고,

점프실력을 보여주기도 하고

뒷다리가 길다고 쭉~ 늘리며 각선미를 들어내며 걷기도 했다.

 

재미있는 광경이었지만 우린 두꺼비와 갈 길이 달랐다.

 

완주하지 못했지만 후덥지근한 편백 숲의 향을 맡으며 걷는 마음만은 가벼웠다.

 

비는 집 도착 후에도 계속 내렸다.

 

 

안개가 자욱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