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감동의 편지
일산에 있는 병원에서 어머니가 수술을 받았다
진료 과정은 다른 병원과 별 차이가 없었는데
의료진이 환자를 부르는 호칭이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
한 번은 나이 지긋한 의사가 회진하러 병실에 들어왔는데
그는 팔순을 훌쩍 넘긴 환자를 대도 할 때도
“박 원사님”, “김 여사님”하고 인사를 건넸다
‘음, 이유가 뭘까? 왜 저렇게 부르는 걸까?’
“환자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으시던데요?”라고 묻자
그는 “환자에게서 환(患)이 아플 ‘환’이잖아요
자꾸 환자라고 하면 더 아파요”라고 답했다
“아..”
“게다가 ‘할머니’ ‘할아버지’ 같은 칭호 싫어하는 분도 많아요
그래서 은퇴 전에 직함을 불러 드리죠
그러면 병마와 싸우려는 의지를 더 굳게 다지시는 것 같아요
건강하게 일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바람이
가슴 한쪽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병원에서는 사람의 말 한마디가 의술이 될 수도 있어요”
-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 중에서/ 최연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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