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미생활/☞ 걷기,수영, 노래, 영화 등~

내겐 진수성찬

건강미인조폭 2020. 11. 21. 15:33

11월 21일

정희 형과 가깝게 지낸 게 2011년도로 기억이 난다.

 

내가 사는 아파트 13층에 함께 살면서 공장 하는 남편 뒤를 따라 조용하게 출근했던 정희 형, 지금은 주변으로 이사했지만 우린 매일 보다시피 한다.

 

공장을 남편에게 맡기고 나와 시간을 보내며 양산 석굴암으로 취미생활로 노래 교실도 가고 수영도 함께하고, 내가 가는 곳이면 혼자보다 수다 속 둘이 낳기 때문에 어디고 형을 데리고 다녔다.

 

수영 마치고 조조 프로를 골라 영화를 보고 여행도 함께 다니고 10년 훨씬 넘는 만남에 9년 전부터는 가깝게 정희 형과 바깥 일은 함께한 것 같다.

 

그동안 형의 두 딸내미도 결혼해 학부모가 되었고 우리 아들도 결혼을 시켰다.

 

나보다 두 살 위인 형은 요즘 코로나 19로 수영은 쉬고 있지만 노래 교실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은 만나고 있다.

그런데도 장에 갈 일이 있으면 형을 불러 함께 가자고 귀찮게 한다. 한잔이 생각날 때도 술친구가 되어주시곤 한다.

음식을 대체로 잘하는 고향이 전라도인 것도 있지만, 음식을 맛깔스럽게 하기에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오늘은 형과 수영장에서 만나 동네 장을 보고 헤어졌는데, 갑자기 ‘겉절이에 밥 먹자’라며 전화를 주셨다.

 

사실 라면을 끓여 먹을 생각이었다.

 

형 집 입구에 들어서니 딸그락거리는 압력밥솥의 완성 신호 음이 들렸다.

 

오이무침이 아닌 오이볶음은 처음 먹는 듯 신기했다. 사실 할 줄 몰라 안 해먹은 듯했다. 요리하다 모르면 전화로 ‘형~ 어떻게 하는 거야?’ 하며 종종 묻기도 했었다.

 

강된장에 무생채, 오이볶음, 배추겉절이, 갓김치~ 형은 고기 한 점 없이 먹자고 해서 괜찮아~! 했지만, 내겐 진수성찬이었다.

 

오늘도 먹기 전에 남편 주라며 반찬을 먼저 싸주셨다.

 

이것뿐 아니라 맵고 짜고 단 걸 안 먹는 남편 입맛에 맞춰 파김치, 고들빼기김치 등도 간혹 담아주시곤 하며 그런 형에게 난 음식도 배워 오기도 한다.

 

정희 형~! 점심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