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나의 일상

너 가면 나는 어떡하니!

건강미인조폭 2021. 1. 26. 23:09

1월 26일

김해 내 집에서 잠을 잘 수 있었다.

 

밤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병원을 빠져나올 때 너 가면 나는 어떡하니!’ 했던 말과 오빠 표정이 머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목요일 서울에 오르면 드시고 싶었던 음식을 다져서 드려야 할까?

특히 좋아했던 곰보빵과 나박김치 국물,

내가 담아놓은 나박김치는 맛도 못 보고 입원을 했기에 냉장고 내에서 주인을 그냥 기다리고 있을 텐데…….

 

오빠 보는 앞에서 곰보빵을 갈고 나박김치 국물과 가져다드릴까?

아님, 미음과 점심에 드시도록 해봐야겠다.

 

경기도 봉사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후원자로서 도움을 받았기에 감사패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14년간 후원하고 있어 가끔 봉사원 임원들은 지역을 위해 후원해주심에 감사한 마음에 음료수라도 들고 오빠를 찾아가면 '쓸데없이 사 들고 다닌다'라며 '그럴 돈이 있으면 지역의 노인을 위해서 쓰라'고 호통을 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대장암으로 시작한 암은 온몸에 전이가 되어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오빠에게 상패는 부질없는 것을~~~

 

다행히 어제, 간병인을 구했다고 조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고모, 아버지가 물으시네요. 고모 언제 오시냐고.’라며…….

 

점심쯤 진주 봉사원으로부터 위로의 전화가 왔다. ‘우울증 걸리지 않도록 마음 단단히 먹으라라고도 했다. 그래야 할 텐데, 지금 우울증이 걸린다 해도 오빠가 고통 없이 편히 가실 수만 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종일 비가 내렸다

냉장고에 음식을 만들어 서울 오르면 남편이 찾아 먹기 쉽도록 이름표를 달고 곰국도 먹기 쉽게 정리를 했다.

 

오후 2시경 흉수 관 시술을 마치고 다시 큰조카의 카톡이 날아들었다.

 

'주머니 하나 더 생겼고 특별히 시술로 힘들어 보이시진 않네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병원에만, 계셔야 하는 건지~~~'

나도 정답을 몰라 답장을 못 했다.

 

겨우 38, 36세의 어린 두 아들만, 남기고 눈을 감을 수 있을지~ 조카의 카톡을 받고 한참을 울고 말았다.

우리의 마음을 대신하듯 비는 소리 없이 차분히 내렸다.

우리 각각의 마음이 냉정할 필요가 있다.

머리가 아프다. 두통으로 약을 먹었다. 집을 벗어나 손톱 네일을 받았다.

 

차분히 조용한 음악을 들어도 불안한 마음은 여전했다. 누가 이런 내 마음을 가라앉혀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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