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나의 일상

손자 안아 볼 수 있을까요.

건강미인조폭 2021. 1. 29. 08:24

1월 28일

새벽어둠을 가르며 남편의 도움으로 구포역에 도착했다.

 

남편은 내게 말했다. '큰일 치루기 전까지 내려오지 말고 편히 모셔' 친정 일에 베려 해주어 미안하고 고마웠다.

 

기차에 올라 잠부터 청했다. 잠은 구미에서 깨고 잡생각을 하며 대전을 지나자 머리는 맑아졌다.

 

천안을 지나자 눈발이 날렸다.

잠깐사이에 눈은 상당히 쌓여갔다.

 

군포 쥔장 없는 빈집, 오빠 집에 도착했다. 상당히 낯설었다. 병원에 가져 갈 물건들을 챙기고 먹기를 바라는 희망을 갖고 나박김치국물도 챙겼다. 파김치도 그냥 쥔장을 기다리며 익어가고 있었다.

 

거리는 잠간사이에 온통 흰 세상이었다.

 

까다로운 절차를 밟고 오빠가 있는 병실로 들어섰다.

 

'오빠 나 왔어' 하곤 이곳저곳을 살펴보며 준비해간 물건들을 이리저리 정리했다.

오빠는 '어휴 부산해라~ 어휴 부산해' 라며 기쁨의 표정을 지었다.

‘오빠 이래야 사람 사는 것 같지 생동감도 있고 좋잖아' 했다. 내가 뭐라고 가길 잘한 듯 생기가 살아나셨다.

간병인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자리를 피하기 위해 휴게실에 있는 다고 하고 병실을 빠져나왔다.

 

주변의 볼일로 온 막내올케를 병원입구에서 만나 점심을 먹었다.

동생가족은 구정 한주 뒤에 딸내미결혼을 시킨다. 해서 주말 예비사위와 부모님 산소에 인사 간다고 했다. 오빠도 일어나 함께 갔으면 아니 일어날 수만 있어도 좋으련만, 안 되는 줄 알지만 그냥 생각이라도 해본다.

올케를 보내고 이곳 병원서 허리 물리치료를 받았다.

 

주말까지 있기로 한 간병인은 장기 환자를 돌보러 가려는 듯 주말까지도 못 있고 내일 오전까지 한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다 간병을 해야 하는 환자가 한 달과 5일~ 나 같아도 한 달 환자에게 갈 것 같다.

 

오빠도 '네가 고생 좀 해라~' 했다. ’네’ 하며 마음 속 울림을 들려드렸다. ‘오빠가 편히 가실 수만 있으면 서툴지만, 정성을 다할게요.’

 

김해 내려갈 때부터는 미음조차도 먹지를 못해 식사를 취소했다고 했다. 환자용 음료와 알로에로 근근이 견디며 진통제로 버티고 계셨다.

 

저녁시간 큰조카는 공장 일을 오빠께 보고하러 병원을 찾았고 난 조카를 따라 오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갈비탕으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들어왔다.

 

조카는 ‘고모, 아버지께 어떡해야 우리 아들 안겨드릴 수 있을 가요.’ 했다.

오빠 집 이사 할 때도 큰 아들이 손자를 낳았어도 오빠는 병원에 계셨다.

 

아무 말도 못하고 마음에 소리를 낼 수 있었다.

‘호중아 고모 맘은 오빠가 집으로 오시기만해도 좋겠구나.’

 

늦은 밤, 아무도 없는 오빠 집은 더욱 어두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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