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작품, 여행(남편산행)

세종 괴화산에 오르며

건강미인조폭 2024. 4. 2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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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방에서 생활일기를 써 내려갔다.

쓴 커피도 오늘은 향도 없이 그냥 더 쓰다.

 

손자 방 장난감은 손자가 잘 가지고 노는 건 모두 가져가고~

역마살이 낀 딸을 설득, 이해시키지 않고 맞장구를 치며 기다렸다는 듯이 딸을 이혼시키다니 그 애 부모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일요일 아침 충분한 휴식으로 잠에서 깬 아들과 아침상을 물리고 뒷산을 올랐다.

참 살기 좋은 곳 같다. 걸을 수 있는 삼성천과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1.1km의 괴화산 뒷산이 있었다.

그 산을 아들과 가볍게 올랐다. 물론 손자와도 오르던 산이지만 아들도 나도 손자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괴화산은 오르는 동안 만난 사람들은 맨발로 오르고 내려오고 있었다. 그만큼 잘 다져진 산길이었다. 또 가파르지 않아도 계단까지 만들어져 오르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정상에 오르니 비석은 없었지만 석축 유구안내판이 있었다.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한 유적이라 보호시설 관리하는 듯 보였다.

 

아들과 한 시간가량을 걷고 내려오며 넓은 잔디에 주변 아낙네들이 뜯고도 남은 한 끼 양의 쑥을 캐왔다.

내일 아침 출근하는 아들에게 다시 물에 된장 풀어 소고기 넣고 쑥국을 끓일 생각이다.

 

뒷산은 알맞게 오를 수 있는 좋은 곳이었다. 기쁜 마저 상쾌하게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아들이 만들어준 맛이 기가 막힌 짬뽕 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

유튜브를 통해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고 하며 내게도 만들어 준 것이다.

 

며느리였던 아이는 519일 필요한 물품을 가져간다더니 62일 가져간다고 연락이 왔단다. 늘 그랬었다, 이랬다저랬다. 사실 내게도 엄마 찬스를 이날 쓸게요. 하다 다음 날 쓸게요 했던 아이다. 처가가 그런 사람들이라고 아들은 말을 거들었다.

 

또 마음이 변할지 모르지만, 침대와 서랍장 냉장고 에어컨 세탁건조기 밥솥 전자레인지 인덕션만을 가져간다고 했단다. 그것만 해왔으니까겠지.

 

난 서랍장에 있는 아들 옷가지며 간단한 정리를 해주었다.

 

스스로가 선택한 결혼에 대해 부모님께 죄송할 뿐이라고 연애 없이 짧은 교제로 결혼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역마살 낀 아이가 아들에 인생에 끼어들어 슬프게 만들었어도 아들 앞에서 내색 안 하고 아파트 주변을 잠시 돌며 슬픔을 가라앉히는 시간을 보냈다.

 

아들은 괘씸해도 손자 생각에 재판장을 들어서지 않고 상처가 되었었더라도, 합의이혼을 결정한 것이다.

그저 내 손자가 불쌍할 뿐이다.

 

아들과 집을 나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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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벽시계가 새벽 516분을 가리키며 내 눈을 뜨게 했다.

비 온다는 일기예보로 밖부터 살폈다. 다행히 세종은 비가 오지 않았다.

 

어제 캔 쑥으로 아들이 아침 식사를 하도록 끓여놓고 조용히 건조대의 빨래를 걷어 손자 방으로 갔다. 빨래를 개 놓고 비 온다는 일기예보에 들고 가는 짐을 최소로 줄이며 들고 가기 편하게 했다.

 

말과 다르게 이랬다가 저랬다를 반복하는 며느리였던 태은이 가족은 불시에 찾아와 집 내부를 휩쓸고 가기에 아들이 쓰기 편하도록 약간의 짐들도 정리했다지만 언제 어떻게 와서 휘젓고 가는지 모른다.

아들은 정리하는 나에게 그냥 두세요. 남은 건 쓰레기만 남기고 갈 겁니다. 쓰레기 정리나 해야죠.’ 했다.

결혼해 살면서 신혼여행에서 아이의 성향이 드러나면서 이해설득을 반복하며 지금까지 왔으니, 이젠 상대에게 말도 하기 싫다는 것이다. 조금 일찍 알았으면 좋으련만......

 

정리한 옷방과 손자 방을 훑어보며 이른 시간 출근하는 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일찍 따라 나와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아들과 531차 법원을 다녀서 김해에 내려오기로 했다.

 

오늘은 시간이 넉넉해 대전역 오가는 방법을 묻고 정거장 앱을 통해 세종에서 B1 버스를 이용했다.

버스로 30분가량 가니 대전역에 도착해도 시간이 남아, 짐을 들고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니 양손에 짐으로 조금 힘들었다.

양손에 짐이 있어 대전역 명성을 얻고 있는 도넛은 짐이 많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남편이 선호하는 자판기 커피도 뽑아 들었다. 나름 마실만 했다.

 

기차는 정시보다 조금 빠르게 도착해 편히 올라탔다.

김해 비가 온다는 소식을 남편의 전화로 받았다.

영동 부근에서 비가 창가를 때렸다. 그 후론 살며시 졸며 깨며 많은 비를 뿌리는 밀양역에서 잠이 깨었다.

 

구포역에 도착하며 많은 비가 나를 맞이했다.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네 건강 잘 챙기거라 우리 나이에 건강 잃으며 골병 된다.’라고...

 

귀가 후 23일 아들과의 세종시각을 옮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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