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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실 딸내미 결혼식

건강미인조폭 2024. 11. 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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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콩레이 영향으로 비바람을 맞으며 구포역에 도착했다.

태풍은 추위까지 동반했다.

태풍을 피하고자 구포역 내 대기실은 인산인해가 되었다.

 

오늘 오후 봉사원으로 만나 친남매같이 돈독하게 지내던 갑실 아우의 외동 딸내미를 시집보내는 날이기에 축하차 김해에서 영등포에 오르는 길이다.

 

아우의 딸내미에게 몇 년 전 우리 며느리 하자,’ 했더니 딸내미는 아주머니랑 아빠가 너무 친해서 며느리가 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했었다. 그만큼 아꼈던 아우로 그의 딸이 결혼하는 것이다.

 

영등포까지 가야 하기에 남편을 믿고 코까지 골아가며 잘 잤다. 암튼 기차에서는 잘 잔다.

영등포역에 내려 동생 집에 가면서도 평소 같으면 점심을 해놔라.’ 하며 바로 갔을 곳을 올케가 외손녀까지 돌보고 있어 불편함을 주지 않기 위해 잔치 국수를 먹고 들어섰다.

 

동생 집에서 커피 한 잔으로 시간을 짧게 보내고 예식장으로 향했다.

아우 딸내미가 결혼하는 식장은 내가 41년 전 결혼했던 바로 옆 건물이었다.

그 당시는 내가 했던 곳은 진선미 예식장으로 어찌 다시 태어날지? 지금은 리모델링으로 공사 중이었다.

 

결혼식은 오후 340

아침 김해 날씬하고는 대조적이었다.

 

겨울 파카 잠바를 입은 울 부부는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잠바를 벗어들고 다녀야 했다.

남부지방에 지나는 태풍으로 불투명했던 날씨가 야속했다.

 

갑실 내외는 신부대기실에서 신부와 사진 찍고 있었다. 신부가 가장 예쁜 날이다.

 

인사만 하고 나오려는 우리에게 식사를 권했다.

잠시 고민하다 남편은 먹고 가는 게 예의다.’ 했다.

 

진심으로 아우를 축하하며 인사를 나누고 식당으로 향했다.

 

잠시지만 아우 부부를 보며 그동안 이들과의 일들이 머리를 스쳐 갔다.

봉사는 물론이지만, 아내인 경심이 맡아야 하는 봉사회 홍보부장의 직책을 남편인 갑실이 교육받은(200610) 후로 부부 봉사원이 되었고 남해 홍보부장까지 맡게 되며 경남의 20개 홍보부장과 적홍회(적십자 홍보부장 모임)를 지금까지 하고 있다.

 

나를 처음 만난 당시가 생각난다.

내가 헌혈 75회 정도 되었을까, 불편한 몸으로(지체 장애 3) 갑실은 여자가 저만치 했는데 나는 뭐야? 하면서 시작하게 된 것이 지금은 벌써 나를 넘어 282회가 되었다. 나의 헌혈이 아우에게 헌혈하게 된 계기가 된 셈이다.

 

갑실 부친이 병환일 때도 남편과 문병을 찾았고 고인이 되셨을 때도 남편과 문상을 다녀오기까지 돈독한 사이였다.

 

아우는 나를 돕고 나도 아우를 돕고 서로 봉사회에 누가 되지 않도록 서로가 최선을 다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봉사회가 갑실 아우를 두고 삐거덕거리며 아우를 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리곤 했었다.

 

2년 전 총회가 다가오니 아우를 제명하자는 쪽으로 사전모의를 한 듯 입을 모아 점점 몰아가는 분위기였다. 난 아우에게 나쁜 이야기를 전하지 못하고 거리가 있으니 탈퇴를 권했었고 아우는 그대로 실행에 옮기면서 나에게 아우에 관한 일로 맘이 아픈 일이 생기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껏 말도 하지 않고 남해에서 김해에서 서로 각자의 일을 걷고 있고 가끔 행사장에서 만나는 관계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결혼식장에서 서로 반기며 인증사진을 남기며 우린 내일 마라톤을 한다는 아들 집에 가기로 해, 기차 시간으로 식을 끝까지 보지는 못했다.

 

식당에서 식사하며 화면으로 예식 광경을 보게 되었다.

아우도 아비인 것을~~~

신랑/신부의 인사를 받고 눈물을 훔치는 장면보고 아비의 눈물 의미를 알기에 짠했다.

거기까지만 보고 식장을 완전히 빠져나왔다.

 

오후 4시 거리는 돌연 초여름 날씨가 된 듯 아침 날씨와는 또 달랐다.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대전역까지 오게 되었다.

 

아들이 대전역까지 배웅나왔다.

저녁은 먹고 들어가자 했지만, 아들은 저녁 준비를 했다고 운전대를 잡고 세종 집으로 향했다.

 

손자 방은 주인 없이 장난감으로 널브러져 있었다. 16, 17일 손자를 보기로 했단다. 그전일 수도 있겠지만...

 

당면과 가락국수 듬뿍 넣고 낙지/곱창/불고기 전골을 준비해두었다.

우린 이걸 그냥 먹을 리 없다. 소주 한 잔과 곁들어 맛나게 먹으며 밤을 보냈다.

 

난 분위기상 한잔만을 마시며 술병이 비워지기를 기다리다, 30분가량 삼성천을 걷고 들어와 서야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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