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은 어느 집이나 늦잠을 자는 유일한 날일 것이다. 친정식구들은 예외다.
오빠도 동생도 늦잠을 자고 싶어도 배꼽시계가 아침 먹는 시간에는 잠을 깨운다.
쉬는 날은 아내도 쉬어야 한다며 직접 부엌에 들어가 술해독이라도 하듯 동생은 얼큰한 라면을 끓여 내 앞에 가져왔다.
난 아침을 안 먹는데도 아침 거르면 평생 못 얻어먹는다며 동생은 내게 권했다.
올케도 깨서 매운 라면을 거들었다. 국물이 조금 매웠다.
조카딸은 외출준비를 마치고는 내게 매니큐어를 발톱과 손톱을 예쁘게 발라주었다.
이래서 딸이 있어야 하나보다. 난 외아들뿐이다.
오전11시 동생가족은 집을 나와 26개 양화, 성산, 행주, 가양대교를 지나 파주로 향했다.
휴일이면 가족 나들이를 즐기는 중에 조카들과 함께 친정 시댁 쪽의 산소를 가끔씩 찾는단다.
그건 김해에 사는 우리도 안동 댁인 나도 그러하다.
도로가에 국군장병초서가 자주 보이는 걸로 봐서 파주가 다 온듯했다.
저 멀리 통일전망대가 보였다.
올케의 친정은 평안북도 선천이라 했다.
파주에 동화경모공원이북 5도민을 위한 납골당이다. 그곳에 올케 친정부모님을 모셔놓았다.
난 사돈댁 산소를 찾은 것이다. 저 멀리 이북도 보였다.
‘외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리워요’하는 조카딸에 이어
‘우리 딸이 어느새 커서 직장인이 되었어요’하며 올케가 부모님께 신고를 하고 있었다.
조카들은 요즘아이들 같지 않게 가끔씩 동생내외를 졸라 기특하게도 친할아버지 산소와 외할아버지 산소에 가기도 한단다.
잠시 산소에 잡풀을 뽑으며 다듬고 그 주변에 있는 연예인 헤이리마을을 다녀왔다.
그곳에서는 볼거리로 추억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하는 과거여행을 했다.
날이 더워서인지 돌아온 후에는 조금 피곤했다.
‘누님 한잔 어때요? 오늘은 쉬련다.’ 그리곤 코를 골며 나는 잤다.
점심을 평양식과 함흥식의 냉면을 만두와 함께 먹었다.
불랼식품 상점이 인파가 몰렸다. 물론 나도 쫀드기를 사먹기도 했다.
주판을 튕기는 주산시간도 있었다.
거울 속에 비친 나는 조카와 올케, 셋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추억의 거리에서~~~
날이 따뜻해 조금 지치게 했다. 그래도 동생가족과 즐거운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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