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8일
지난봄에 친구들과 대마도를 다녀온 아들에 의해 이번 연말 동해안 가족여행은 대마도를 다녀오게 되었다.
아침7시20분 집에서 출발
부산여객터미널 주차장에 승용차를 대놓고 대마도행배에 오른 시간 9시10분배를 탔다.
들뜬 마음을 파도와 같이 들떠 아들은 편안히 출렁임을 잊도록 한편의 영화를 보게 했다.
한 시간여를 갈쯤, 파도의 흔들림으로 난 폭풍전야의 힘든 시간을 보냈다.
배 역시 심한 파도로 30여분이 지연되어 11시경 대마도 히타카츠 항에 도착되었다.
바람은 여전히 심하게 불어댔다.
배에서 출항해 검역심사를 무사히 마치고 대마도에 발을 내딛었다.
찬 공기가 내 볼을 스치고 온몸엔 매서운 추위가 우리가족을 맞이했다.
사전 예약한 렌터카를 빌리고 일본라멘을 먹으로 식당을 찾았다. 식당은 12시 10분 Open~ 시간은 철저하게 지켜졌다..
생수도 얼음물~ 맥주도 얼음물~ 한 모금으로 속은 진정되었다.
남편은 입에 안 맞는다며 앙탈?을 표시했다.
그만큼 내입에도 별로이었다. 아니 배에서의 한판 승부로 참패를 당했기에 더 입에 안 맞은듯했다.
우린 그곳의 추천메뉴인 '차슈 라면'을 먹었다.
렌터카를 타고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으며 아들은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우리의 숙소는 여객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 ‘대마도 히타카츠 호텔’, 예약이 3시여서 시간 때우기 위해 대형마트(밸류마트)를 아이쇼핑했다.
크고 넓었지만 속이 편하지 않아 건성으로 추위만을 피하고 다시 오자고 했다.
아들은 미리 짜놓은 진행 순서대로 우리를 안내했다.
추위는 우리를 계속 따라 다니며 괴롭혔다.
한참을 달려 ‘와타즈미 신사’에 도착했다. 우리 내 사당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단, 바다에 세워져 있는 것으로 보아 사연이 있어보였다.
안내판에 쓰여 있는 걸 옮겨본다.와타(바다)즈(의)미(뱀)
‘바다 신 신사중에 가장 유서 깊은 신사로 용궁전설이 전해지는 곳으로 5개의 문중 밀물과 썰물에 따라 그 모습이 변하여 먼 옛날 신화시대를 연상할 수 있는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지며 2개는 바다 속에 세워져 있다.’
그 옆에 자연공원 같은 곳이 있었지만 우리 부부는 포기를 했다. 넘 추워서~
1.3km쯤 달려 ‘에보시타게 전망대’에 도착했다.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 넓고 사방으로 펼쳐진 웅장한 모습을 360도를 둘러 겹겹이 쌓인 작은 섬들을 볼 수 있었다.
날씨가 맑아 저 멀리 떠 있는 구름까지 보였다.
사방을 볼 수 있는 이곳에서 기다려 해넘이와 해돋이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에보시타게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인 수십 개의 섬들도 추위를 이기지못하고 내려왔다.
차로 50km 떨어진 곳에 있는 초밥집'스시도코로 신이치'로 향했다.
참 신기한 것은 이곳의 음식점 쥔장들은 시간이 철저했다. 검소했다.
점심식사운영시간은 11:30~14시 혹은 12~14시까지 운영하며 저녁도 18~22시까지 철저했다. 가는 곳마다 줄을 서야 했다.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리게 하는 걸로 보아 배짱이 두둑~ 우리 내가 말하자면 쥔장이 배가 부른가 싶다~~~!!??
‘스시도코로 신이치’ 정확히 6시가 되자 쥔장이 문을 열며 몇 명인지 묻고 자리로 안내했다. 자리가 없으면 이것도 밖에서 오돌 오돌 떨며 기다려야 했다.
암튼, 추위로 들어가 소주 한 컵에 특선생선초밥(붕장어, 참치, 오징어, 방어회), 생선초밥2개를 시켰다.
방송프로 런닝맨이 다녀간 듯 한국 런닝맨의 사진이 걸려있었다.
시간이 잠시 흐른 뒤에 나온 생선초밥, 추위는 한잔 술에 추위는 살짝 몸을 데웠다.
한잔 술로 추위는 조금 주춤해진 상태에 ‘나기사노유 온천’을 찾았다.
사전에 아들에게 들은 정보대로 집에서부터 수건부터 목욕준비물을 챙겨야했다. 머리빗마저도 가져가야 했다. 다행히 목욕가방에 들어있어 다행이지만 내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와야 하는 예절은 알고 가야한다.
온천물이 나오기 싫을 정도로 좋았다. 매끈거림이 지금까지 느껴진다. 배 멀미로 고생을 하면서도 굳이 대마도를 간다면 온천을 추천하고 싶을 정도다.
피로마저도 다 풀린 매끈한 몸으로 318호 숙소에 돌아왔다.
아들은 언제 준비했는지 일본 술에 생선회를 내놓았다.
대마도 청주 월계관과 생선회로 가족이야기를 나누고 그 밤 출출한 배는 미리준비해간 컵라면에 배 둘레도 채우며 9시30분경 누구랄 것도 없이 추위가 녹으며 잠이 들었다.
가족여행의 묘미를 즐기며 대마도의 첫 밤을 보냈다. 가벼운 한잔은 온천욕으로 피로가 풀리며 잠을 재촉했다. 지금도 그 밤의 그 맛이 그립다.
12월 29일
새벽 5시 30분 자연스레 눈이 뜨였다. 지난밤 과음을 한 남편은 그 시간 깊은 꿈 속인듯했다.
부스럭거림에 아들은 잠시 실눈을 떴다, 잠이 들고 7시가 다되어 모두 기상했다.
아들 안내로 호텔뷔페에서 아침을 먹었다. 식당은 우리뿐이었고 정갈했다. 섬이기에 바닷가에서 채취한 듯한 미역국에 고등어구이, 계란, 김, 버섯야채볶음, 소시지~ 구이 김은 우리 내 김의 반 정도로 작았다. 식사는 나쁘지 않았다.
7시 10분경 식사는 시작되었고 생각지도 못한 해돋이를 보게 되었다. 저 멀리 아침을 여는 붉은 태양이 서서히 오르고 있었다.
해돋이의 행운을 얻으며 가족의 건강을 빌어도 보았다.
호텔을 빠져나온 아침9시반경, 추위는 더욱 더 매섭게 변해있었다.
‘섬에서 이렇게 거센 바람에 살아야 하는 구나’ 잠시 머리를 스쳐갔다. 그만큼 바람이 차고 거셌다.
3km를 달려 ‘미우다 해수욕장’을 찾았다. 모래사장이 제주의 협제해수욕장의 하얗고 아름답지는 않지만 나름 예뻤다. 그곳역시 모래와 더불어 바람이 거세게 불어댔다.
바닷가에서보다는 그곳서 부산분이 트럭에서 운영하는 커피를 마시며 렌터카에서 추위를 달랬다.
한국은 곳곳에 커피점문점이 있다면 이곳은 자판기가 곳곳에 설치되어있었다. 또, 가는 곳마다 거리는 조용하고 대체적으로 깨끗했다.
검소함을 또 한 번 느끼게 했다.
커피 잔을 다 비우지 않은 채, 찬바람의 추위와 함께 7km 거리의 ‘토요포대 유적지’를 찾았다.
이곳은 어둠을 밝힐 전기는 찾을 수가 없어 스마트 폰의 전기를 이용하며 들어선 곳은 공포가 먼저 느껴졌다. 전쟁을 준비한 비밀스런 동굴~
산에 18.5m 높이의 동굴을 뚫고 그 위에 흙을 덮어 위장해놓은 세계 최대의 규모이었지만 미군에 의해 해체되었다.
이곳은 곳곳이 궁금했지만 그냥 상당히 무서웠다.
그 당시 한국에 징용 온 분들이 안쓰러움도 잠시 떠올랐다. 이곳을 벗어나 1km 거리의 ‘한국전망대’로 향했다.
정자가 보였다. 팔각정, 한국적이었다. 그곳에는 ‘한국전망소’라고 적혀있었고 전망대 오르기 전에 옆에 있는 조선국 역관사순난지 비에 발을 멈췄다.
역관사(통역사?)들이 와니우라 앞바다에서 침몰로 떼죽음을 당한 분들을 위해 언덕에 세운비석이었다.
비석에서 한자를 읽어내려 가는데 모르는 게 더 많아~ 추위로 오래 머물지 못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부산까지의 거리는 불과 49.5km~ 다행히 맑은 날씨로 저 멀리 부산을 볼 수 있었다.
어제 찾았던 대형마트를 찾아 남편이 좋아하는 고추냉이(생 와사비)와 지난 봄 아들에 의해 먹어본 청주 월계관을 샀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 옆에서 렌터카에 기름을 가득 넣고 반납부터 하고 점심 먹으러 이동했다.
추워서인지 가는 곳곳의 거리는 조용했다. 사람을 볼 수가 없었다.
11시 40분에 문을 여는 식당 ‘야보텐’을 찾았다. 다행이 이곳서는 줄서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곳은 우리 내 방송 VJ특공대에 출연을 한 곳이었다.
식당은 청결 면에서 굳이 추천하고 싶지 않았다. 가격도 비싸고 맛도 그다지~~
쥔장의 방송을 탓 다는 이유로 국내 객들이 많이 다녀간 듯, 한국어 소통이 조금은 가능했고 조금은 수다스러운~~~~
돼지고기 3인분에 짬뽕 한 그릇을 시킨 우리에게 짭뽕을 세 그릇으로 나눠준 인심만큼은 좋았다.
멀미로 소식을 했지만 먹은 것도 없이 가격이 비싼 듯 했다.
일본 동전을 없애기 위해 마트를 찾아 커피를 구입하고 히타카츠 항을 찾아 멀미약을 먹고 시간에 맞춰 ‘니나 호’에 올라 부산에 도착했다.
1층에 자리한 우리는 출발 전, 선장에 의해 파도가 심한관계로 멀미를 하는 사람은 2층 자리로 옮겨 타도로 지시를 받아 옮겨졌지만 4~50여분이 지나자 이곳저곳서 켓~ 켓~ 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그 속에 나도 있었다.
파도는 대마도 도착보다 더 심했던 파도로 ‘배가 뒤로 가는 듯했다’고 남편이 말했다.
그 속에서 나는 죽음이었다.
지금생각해도 그 악몽으로 두 번 다시 내 인생의 배 여행은 이번이 마지막인걸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평소 건강한 나는 남편과 아들이 걱정을 할 만큼 심하게 멀미를 했다.
멀미로 더 추웠고 다녀온 후로도 3일은 앓은 것 같다.
아들은 남편을 위해 배 안 면세점에서 발레타인 21년과 로얄살루트 21년산이 각각 사주었으며 연말 연차휴가로 동해안 가족여행은 대마도로 일정을 잡아온 아들에게 고마웠지만 오히려 아들에게 놀라움을 주는 미안함에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대마도 1박 2일의 여행, 기억에 남는 곳은 온천뿐~ 배 멀리의 악몽으로 시달린 하루를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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