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아들과 추석 연휴로 함께 했던 건 지난해로 막을 내렸다.
올해부터는 처가에 보내야 하기에 긴 휴가도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어제, 애들을 올려보내고 허전함과 무거운 마음 가라앉히려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해반천을 걸었다.
남편은 서운한 마음을 해반천 주변에 서식하는 잡초들을 알려주며 위로했다.
돌미나리들이 유난히 많이 피어 있었다.
해반천에는 노랑어리연꽃이 자태를 뽐내고 잉어들이 가을을 즐기며 왜가리도 한가로이 비행했다.
‘이 풀이 뭐인지 아나?’ ‘모르는데요.’ ‘왕골 화문석 재료, 어릴 때 많이 만들었는데~’
‘묵직하게 지나가는 저 기게는 아나?’ ‘글쎄 정확한 이름은 모르지만, 벼 벨 때 쓰는 기계 아닌가요.’ ‘맞아, 콤바인~’
‘저기 두꺼비다,’ ‘어디~!’
그 옆에는 메뚜기 한 쌍이 나란히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 듯했다.
우리 부부는 이렇게 속마음을 감춘 체 자연 공부를 했다.
머리로는 아들을 떠나보낸다지만 마음속에서는 아직 아들을 품고 있었다.
그렇게 자연과 함께 미친 듯이 일만 보를 넘게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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