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오전 6시30분 눈을 떴지만, 오빠는 인기척이 없었다.
7시 반경 오빠 방 노크를 하며 '오빠 아침 먹을래?' ‘아냐 마약(진통제) 먹었다. 좀 있다 먹자.' 얼마나 아팠으면 진통제의 마약을 먹었을까!
그렇게 두 시간이 흐르고 9시30분 아침상을 차리며 오빠를 불렀다.
어렵게 식탁에 앉아 아침상을 제사상인 듯~ 천천히 아주 천천히 먹었다.
그러던 중 코피가 흘렀다. 휴지로 얼른 코피를 닦으며 ’오빠코피!‘ ’어 코피 났니? 난 콩닥거리며 가슴이 뛰었다. 그런데 오빠는 태연하게 ‘머리로 갔으면 뇌출혈일 텐데 코로 흘러서 괜찮다.’하며 식사에 집중했다.
그리곤 며칠 만에 하는 건지 면도를 비롯해 샤워를 마치곤 '이제 살 것 같다' 했다.
그리곤 소파에 쓰러지듯 다시 누워 계셨다.
남편은 쉬는 날, 전화를 했다. ‘힘들지, 처남 잘 모셔. 오빠가 거동이 힘들면 그때 올라가서 간병 내가 도와줄게.’ 하며 간병을 자처했다.
고맙고 감사했다.
오빠와 통화하며 오빤 ‘강 서방 미안하네, 동생이 이곳에 오면 자네도 홀아비 신센데 미안하네! 했다.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공장에서 큰 조카가 다녀가고 남동생도 왔지만, 오빤 요지부동이었다.
공장에 방문한 손님으로 조카는 먼저가고 동생은 남아 누워계시는 오빠보다 먼저 점심을 먹고 동생도 공장에 보내고 움직임 없이 한참을 누워만 계셨다.
오후 2시경 국 국물만을 마시고 누웠다가 4시경 삼성병원 건강의학과 간호사의 영양제가 도착했다.
무려 10시간짜리 영양제를 맞으며 난 영양제의 줄어듦을 확인하며 저녁시간을 맞이했다.
저녁에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도 해보며 멸치 다시 물에 된장 풀어 무채썰고 마린 표고버섯을 얇게 썰어 쉽게 마실 수 있게 준비했다.
오후 5시쯤 작은조카부부가 딸내미를 데리고 왔다.
'고모할머니' 하며 손녀가 내게 안겼다.
오빤 괴로움에 손녀가 왔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7시 넘어 오빠 지인으로부터 오빠가 좋아 한다며 3kg은 족히 되는 생굴을 보내왔다.
오빠는 먹지 못하고 난 두 조카에게 나눠주며 낼 방문하는 올케 몫까지 남겨두었다.
그렇게 두어 시간 쉬고 아이들은 떠났고 손녀로 시끌벅적 하던 집은 다시 조용해졌다.
8시경 일어난 오빠는 약부터 챙겨먹고 30여분을 부대끼는 속과의 전쟁을 치렀다.
울렁거림으로 먹지를 못했다.
9시반경 곰국에 한수저도 아닌 반수 저를 말아 마시듯 그나마 드셨다.
식성 좋은 오빠가 드시지 못하는 모습에 낯설어 조용히 눈물이 흘렀다.
방으로 들어가시는데 옷걸이에 걸려 있는 영양제가 흐르지 않았다.
난 흐르도록 조절하고 11시경 잠자리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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