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
새벽 3 시 영양제의 줄어듦을 확인했다
이런~ 또 막혀 있었다.
오빤 ‘새벽 2 시면 끝날 텐데~ 아직 멀었냐.’고 불편함을 표현하셨다.
그렇게 4 시 반, 6 시, 7 시 확인하며 7 시 40 분경 한 시간 분량을 남겨두고 영양제를 빼드렸다.
그런 사이 오빠가 드시기 편하도록 찹쌀 갈고 감자/양파 갈아 미음에 가까운 죽을 쑤어 준비했다.
8 시가 다가올 쯤, 출근 전에 큰조카가 건강 확인하며 공장 일을 의논하러 오빠를 보러 들렸다.
20 분쯤 준비된 죽을 드시도록 유도했지만 말없이 목만 가로저었다. 그리곤 9 시쯤 ‘밥 먹자 ’ 했다.
‘공장도 가봐야 하는데 ~’ 죽을 드시며 힘없이 혼잣말을 했다.
죽 반 공기를 드시곤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셨다. 그리곤 한 시간 뒤 큰조카가 오빠를 공장에 보시러 다시 왔다. 부득이하게 공장을 가셔야 한다는 조카의 말이었다.
살이 많이 빠진 오빠는 바지허리가 맞지 않아 한참을 옷장을 뒤적였다.
힘겹게 나서는 오빠가 안쓰럽고 안타깝지만, 오빠가 정리를 해야 하는 일이라면 어렵게 거동하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도 든다.
큰조카가 오빠를 모시고 집을 나선 뒤 난 빨래와 집안청소를 마치며 잠시 휴식시간을 가져보았다.
식탁에 앉아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져보며 식탁에 일렬로 줄 맞춰 나열되어있는 오빠의 약들마저 야속했다.
김해도 코로나 확진 자들이 발생한다는 뉴스를 접하며 개인택시 하는 남편에게 ‘일 접고 들어가 쉬세요.’ 라고 전화를 걸었다.
그리곤 난 낮잠이 들은 것 같다.
두 시경 지친 몸으로 오빠가 들어오셨다.
검정 콩 주스를 마시고 오빤 이내 잠이 드셨다.
한 시간여를 자고 일어난 오빠 '밥 먹자' 했다.
‘아휴~ 감사해라, 굴죽 끓였어.’ ‘그래 맛있겠구나.’
컴퓨터를 통해 매매로 이전하는 공장을 보여주곤 다시 잠이 드셨다.
난 저녁 준비를 했다.
저녁엔 굴과 파래, 감자, 양파를 넣고 찹쌀 갈아 굴 파래죽을 할 예정이다.
없는 솜씨지만 뭐든 해드리고 싶다.
굴다지고 파래 잘게 썰어 감자/양파 다져 찹쌀도 갈아 참기름 붓고 볶으며 파래 굴죽을 완성했다.
그거마저도 밤 9시가 넘어 반 그릇 그리고 30분 뒤에 반 그릇, 한 시간여에 걸쳐 간신히 죽을 먹어주었다.
오빠 자신과 오빠 위장과 싸워가며 참 힘겹게 ~~~~~
그렇게 속과 전쟁을 치루고 밤 11시가 되어 잠자리도 들어갔다.
어찌하면 되는지 난 그저 머리가 하얗게 밤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