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나의 일상

대성통곡

건강미인조폭 2021. 1. 9. 21:28

1월 8일

오빤 밤새 지친모습이 영역했다.

 

오빠의 통증은 ‘지난번 삽입한 스탠드까지 암이 생겨 오빠를 괴롭힌 것 같다’며 ‘날이 밝으며 스탠드를 다시 삽입합시다.’가 답이었다.

 

보호자로서 비좁은 응급실 의자에서 밤을 새우며 오빠의 착잡한 심정을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입원실이 없어 날이 밝아도 응급실에서 보내야 했다.

 

어제 저녁도 못 먹은 날 위해 아침밥을 먹고 오라는 특명을 받고 당당히 먹고 오겠다, 말하며 식당으로 향해 순두부백반을 먹었다.

 

통증으로 식사를 할 때면 밥을 앞에 놓고 ‘이건 먹는 게 아니고 퍼 넣는 거다,’ 라고 말했었다. 나도 그런 심정이다. 간병을 위해서 내 체력도 지치면 안 되기에 나도 퍼 넣었다.

 

곧 이사 가는 일로 짐정리를 위해 낮에 조카와 교대를 하며 올케를 불러 오빠 집으로 왔다.

이삿짐센터에서 알아서 해주지만 43평에서 33평으로 줄여가기에 꼭 필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난 눈이 따가웠지만 잠한 숨 안자고 치우고 또 치웠다.

 

저녁시간 올케는 남동생 가족을 불러 나를 위로해준다며 곱창전골을 해주었다.

우린 먹으면서 같은 마음으로 말했다. 먹지도 못하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만 맛있는 먹어도 될까?

 

동생 딸내미는 다음달 20일 결혼한다며 청첩장을 주었다.

 

축하해주는 것도 암환자가 있는 집이다 보니 마냥 축하만을 해주지 못했다.

 

밤 10시경 동생 가족은 떠나고 난, 아무도 없는 넓은 오빠 집에서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대성통곡을 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