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나의 일상

동생 가족 문병

건강미인조폭 2021. 1. 18. 09:09

1월 17일

여는 때와 같았다.

밤새 통증 주사 2번 맞고 잠 깨면 수면제 먹고~

 

아침에 눈을 떠서 덥다며 물수건 부채질을 해달라셨다. 젖은 수건으로 이리저리 흔들어 드리곤 물수건으로 온몸을 닦고 보디로션을 듬뿍 발라드렸다. 기분이 좋다며 동생이 해주는 게 신기한 듯 되묻기도 했다. '어디서 이렇게 배웠니! 고맙다.'

 

오빤 뜻밖에 꽈배기와 곰보빵이 먹고 싶다 했다. 이온 음료, 컵라면에 부드러운 육포까지~~

식욕이 살아나는 걸까, 하면서도 먹고 싶다는데 마음이 바빴다. 잠시 후, 정신이 있을 때 가족이 다녀가는 게 좋겠다 싶어 동생 가족을 불렀다. 마침 다음 달 결혼하는 조카 딸내미의 주방 살림이 들어간다며 지나는 길에 문병을 온다고 했다.

 

올케에게 오빠가 먹고 싶다는 품목을 전달했다.

 

법무사사무실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올케를 통해 오빤, 아들에게 대표이사 위임하는 일로 잠시 이야기 나누며 방문을 마칠 수 있었다.

 

동생 가족이 돌아간 뒤 몸 상태가 좋을 때 해야 한다며 출산한 며느리에게도 축하의 전화를 했다.

 

‘연제(손자 이름) 어미야 몸은 괜찮니? 큰일 했구나. 수고했다.’ 그렇게 전화를 마치고 유부 국물 한 모금을 마시곤 잠이 들었다.

 

한잠을 자고 일어나서는 ‘암 병동에 가면 여러 사람 힘들게 안 할 텐데,’ 혼잣말했다

 

저녁에 올케가 사 온 이온 음료와 꽈배기를 먹었다. 난 먹을 수 있을 때 더 먹도록 부추기기만 했다.

한 시간 뒤쯤 결국 구토를 했다.

그리곤 오빤 ‘암 환자 병간호는 힘든 거야, 해서 네가 더 힘든 거야.’ 했다. 공연히 미안해졌다.

세 번의 구토로 고통스러워하는 사이에 소리 없이 하얀 눈은 세상을 덮어버렸다.

 

남편에게 걸려온 전화는 큰일 치를 때까지 내려오지 말고 수고하란다. 진심인지~???

 

친구들에게 전화가 걸려들었다. 일일이 대꾸하기도 귀찮아졌다. 단체 카톡으로 글을 보냈다.

 

<울 남편이 삼성서울병원서 이틀간 병간호하고 난 오빠 집 안양서 군포로 이사하고 남편은 김해 내려가고. 큰조카는 어제 제왕절개로 아들 출산했어.

병원서 더할 게 없다고 퇴원하라 해서 군포 집 근처에 지샘병원이란 그곳에 왔어. 이 병원서 위암으로 언니도 보냈어.

병원서 오빨 길게 두 달 잡더니 폐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고 빠르게 진행될 듯, 한 달 잡네.

적십자까지 탈퇴하고 20년 넘는 동안 했던 봉사활동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어주던 걸 오빠에게 활용하고 있어. 못 먹어 기운 없고 살 빠지고 정신은 멀쩡해 옛 기억도 떠올리는데~ 안타까워 난 돌아앉아 그저 눈물만 흘리며 이렇게 블로그에 일기로 남길 뿐이네. 내 슬픔을 이겨보려 이기적인 방법으로 친구들에게 글을 보내. 눈물 흘리지 않고 잘 이기며 편히 보내드리도록 노력할게. 고마워.>

 

오빤 밤새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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