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나의 일상

감사패, 수면제

건강미인조폭 2021. 1. 3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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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차갑다.

서울은 더 추웠다.

오빠 집에서 혼자기에 썰렁함으로 냉기로 더 느껴지는 듯했다.

 

병원 가는 길, 거리는 빙판으로 발걸음을 떼기가 싶지 않았다.

찬바람으로 병원버스를 기다릴 수가 없어 택시로 병원에 도착했다.

어쩜 이토록 작은 나라의 날씨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모자까지 들쳐 써야 하는 아주 매서운 냉 추위였다 .

 

도착하자, 오빠를 간병하던 간병인은 보따리를 준비하고 길길이 바쁜 듯 나갈 태세다. 아직 3일이 남았는데~

간병인은 밤새 잠을 못 잤다며 짜증스런 말을 전했다. 난 어리둥절했다. 당연한 거 아닌가 싶었다.

객관적으로 판단해서는 간병인은 환자에게 소홀했다.

오빠의 머리는 떡밥이 되어 있었다. 머리를 감기지 않은 것이고 면도는 물론 세수도 씻기지 않았다 했다.

 

화가 났지만 가족의 불찰이다, 생각하고 그녀가 간 뒤에 머리부터 면도까지 해 드렸다.

 

난 빨리 허리 물리치료를 받고 와야 했다.

경기도 봉사원 임원이 방문한다는 전화다. 정말 오빠가 싫어할 텐데~ 그냥 오라고 하고 만나기로 했다.

 

물리치료도 받고 봉사원들이 다녀갔고 결국 내손에는 오빠가 오랜 시간 지역을 위해 후원해준 감사패가 들려있었다. 오빠께 전할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잠시 후, 공장일로 강 고문과 변호사가 다녀갔다. 그러는 중에 아들, 며느리, 남편 전화가 번갈아가며 왔지만 받지 못했다. 아마도 며칠 뒤 내 생일로 전화가 온듯했다.

 

오빠가 잠자는 틈에 신경외과를 다녀오며 월욜 오후2시 허리 MRI를 찍기로 예약했다.

 

병실에 들어오자 덥다는 오빠를 등줄기를 닦아드리며 서큘레이터를 악풍으로 틀어놓았다.

오빤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어도 변비가 심하게 온듯했다. 움직임의 없어 움직이도록 한의과 처방을 한듯했다.

 

무슨 이런 병이 있냐.’며 하소연도 하고 푸념도 했다.

 

진찰하며 심하게 되면 변비도 오게 될 거라고 들은 바는 있지만 변비를 모르고 살았던 오빤 이런 현실에 부정이 먼저였다.

관장은 잠시 미루고 담즙 관을 빼기 위한 영상 촬영을 했다.

다행히 스텐트를 심어 관을 뺀다는 희망을 듣게 되었다. 시술은 월요일로 잡았다.

 

950분 간호사가 전해준 수면제를 먹고 등 물수건 마시지를 하며 잠이 드는 듯했다.

1010분 잠이 들자마자, 괴로워하며 몸을 일으키고 쪼그리고 앉았다, 섰다~

약에 취해 비몽사몽 하는 모습이었다. 몸에 관 줄로 몸을 맘대로 못하니 더욱 괴로운듯했다.

휠체어로 복도를 걷기도하고 간호사실 앞에서 비몽사몽한 상태로 진통제 언제 놔주느냐묻기도 하고 어두운 휴게실로 가서는 안마의자에도 누워보고 소파에도 눕고~ 잠이 안 온다. 몸부림을 쳤다.

병실로 돌아와 물수건으로 다시 닦아주고~ 삼성병원서 처방해준 수면제를 반 알도 아니고 두 알을 달라며 더 먹었다.

맘대로 눕지도 못하고 몸부림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지 않았다.

 

새로 240분 평소 걸을 때 링거거치대를 의지하던 오빠는 약에 취한 상태로 링거 대를 끌고 비틀거렸다. 뭐라 말했지만 화장실로 향하고 있었다. 안으로 모셔드리고 나니 무의식 속에서 소변이 급했었다.

그렇게 볼일을 보시고 3시경부터 평온을 찾으며 잠이 들었다.

조심스레 걸음을 간호사실로 옮겨 '환자가 겨우 잠들었다, 혈압 체온 재는 일은 깰 때까지 재지 말아주세요.' 부탁하고 나도 잠이 들었다.

 

암환자의 수면제는 마약으로 환각상태로 지난밤을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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