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나의 일상

'공장 가보니 밥은 먹고 살겠든?'

건강미인조폭 2021. 2. 1.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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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없이 지난밤은 잤지만 더위를 이기지 못해 깨기도 했다. 더위를 이온음료로 이겨 보려 했지만, 준비 되지 않아 보리음료로 대신하며 아침을 맞았다.

 

평소 물수건으로 자주 닦아 달라던 오빤 올 아침은 닦지 말라며 귀찮아했다.

짜증 섞인 말까지 했다. 어쩌라는 건지~!!!

 

아침 9시 컵 떡국 국물을 먹어 본다던 오빤 조미료 맛이 받친다며 환자용 음료 한 캔을 15분에 걸쳐 천천히 마셨다. 그리곤 다시 잠이 들었다. 이렇게 잠을 많이 자도 되나, 싶을 만큼 잠을 자 걱정이 되었다.

 

11시가 넘어 큰아들 방문에 잠시 눈을 뜨며 새 공장에 여러 가지 문제점 등을 보고하곤 나도 다녀 오라했다.

 

공장을 가며 대표이사 자리에 앉은 큰조카에게 난 '호중아 공장을 키우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까먹는 건 순간이다.' 조카는 '그래서 걱정입니다.'라고 했다.

 

공장에 먼저 들어서서 팥을 뿌리고 소주를 구석구석에 부으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기에 잡귀를 물리는 약간의 의식을 행했다.

 

다녀오니 오빤 왠지 모를 짜증이 늘었다.

자기 공장을 못가니 왜 아니 그러겠는가, 조용히 늦은 점심을 먹었다.

 

몸의 염증으로 37°가 넘고 옆 환자가 춥다고 히터는 밤새 틀고 오빠 침대를 향해 선풍기만 바쁘게 돌아갔다.

 

저녁시간이 되자 아침과 다르게 물수건으로 닦아 달라했다. 닦아드리고 바디로션 발라드리고 나니 다시 생각이 많은 환자로 눈만 깜박거렸다. 공장 일로 머리가 바쁜 것 같았다.

 

오빤 '공장 가보니 밥은 먹고 살겠든?' 물었다.

젊은 애들이 지혜로우니 잘할 거야.' 라고 답했다.

 

어제부터 쉼 없이 잔 잠은 낮에 큰아들로부터 들은 공장이야기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수면제에 의존했다.

 

낼 스텐트 시술로 밤 12시부터 금식, 먹는 것도 없는데 또 금식이다. 920분 오빤 다시 생각이 많아졌다.

 

선풍기 방향만 이리저리 돌리는 하얀 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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