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
도롯가 초록의 나무들 인사를 받으며 06시 30분 집을 나섰다.
오빠가 모시던 제사는 오빠가 안 계신 조카들만 있는 사정을 봐서 산에서 모시기로 했다.
동생은 서울서 내려오고 우린 김해서 오르고, 산으로 만나기로 하며 먼저 장거리를 위해 남편은 차에 주유부터 했다.
내 맘은 오만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다.
도로 위 차들은 무한 질주를 한다.
도로는 조용했다. 초록나무들의 안내를 받을 뿐이었다.
도로가 밭에도 초록으로 마늘과 보리가 익어가고 있었다
가는 곳마다 초록 나무 풀 곡식마저도~ 푸르러다.
그저 깨끗한 듯, 아름답다.
코로나로 휴게소 우동은 선산휴게소에서 집에서 싸 온 음식으로 대신하며 소풍 나온 듯 맛있게 먹었다.
동생과 비슷한 시간에 봉안당이 있는 산에 도착했다.
지난 2월에 결혼한 조카사위도 와주었다.
경기도 부천 심곡본동에서 ‘EDITA 카페’를 운영하는 조카사위는 ‘알 바를 고용하고 참석했다.’라고 했다. 착하기도 하지~
그곳에서 사촌 동생도 함께 와주었다.
남편이 몇 해 전부터 심어 놓은 영산홍이 환하게 우릴 반겼다.
먼저 멧돼지가 다녀간 흔적을 없애고 나뭇가지도 치우며 비로 없어진 계단도 만들었다.
영산홍에 제법 큰 나비가 놀러 왔다. 그리고 예쁘기도 했다. 엄마일까? 언니일까? 혹시 오빠?
‘산제비나비’ 인가 싶었는데 호랑나빗과의 ‘사향제비나비’라고 컴에 나와 있었다.
부모님 중에 한 분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간단한 음식에 제사를 지내고 봉안당에 오빠 부부에게도 인사를 올렸다.
어제, 오빠의 손자 백일 사진을 캡처 해오며 함께 올렸다. 특히 친정 부모님이 큰조카를 이뻐하시기도 했기에 증손자 사진을 올려드렸다.
암 투병을 하며 물 한 모금도 먹지 못한 모습을 그리워하며 오빠 제단에는 물 한 병도 올려드렸다.
언니는 커피를 유난히 좋아했기에 늘 커피를 올려드리기도 한다.
난 가족들 앞에서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남편은 저만치 거리를 두고 내려가고 있었다.
우린 산소를 내려오며 가까이에 있는 맛집으로 유명세를 치른 중국음식점에서 탕수육에 짬뽕을 먹고 시원한 그늘에 앉아 커피와 과일을 먹으며 이런저런 집안 이야기를 나누곤 서울로 김해로 각각 돌아왔다.
남편과 내려오며 성주휴게소에서 음료 한잔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하며 김해에 도착했다.
남편은 유난히 피곤해했다. 이제 왕복으로 다니는 건 무리인 나이인듯했다.
삼겹살에 이른 저녁을 먹고 남편을 쉬게 하고 내색하지 않고 있던 오빠의 그리움으로 난, 1km가량의 연지공원을 미친 듯이 12,000보가량을 돌고 돌아와 피곤함에 잠을 잘 수 있었다.
올케~! 오늘도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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