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4일
손자가 태어났어도 오빠는 병원에 있어 손자를 안아보지도 못하고 고인이 되셨다. 그 오빠의 손자가 오늘 백일이다.
하지만 조카는 백일에 고모인 나도 삼촌인 동생도 초대하지 않았다.
이유는 난 김해서 올라야 하고 동생은 영등포에서 의정부까지 거리가 멀다는 게 이유였다.
그냥 동생 부부와 처가 식구들과 조촐하게 축하하고 싶다고 했다.
동생 부부와 서운했지만, 조카 의견을 존중하기로 하고 한 직장에서 일하는 동생 편으로 아기 반지를 보냈다.
서운한 감정은 안으로 삭이고 내일 친정 부모님 제사에 올릴 전을 부치고 문어를 삶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은 한결같이 모두가 타고 있었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은근한 불에 구워도 배추전은 탔다.
나름 조심스레 홀수인 5장을 굽고 명태전과 두부 전도 부치며 마음속으로 부탁을 했다.
‘엄마가 귀여워하던 큰 손자의 아기 백일이지만, 그 손자가 원하지 않으니 어쩌겠어, 백일에 안 갔다고 배추전 부치는 거 안 도와주는 거지, 엄마 좀 도와주구려.’
전은 조금씩 탔지만, 그냥 제사에 쓰기로 했다.
올케와 둘이 나눠서 준비하는 관계로 난 전과 문어만 준비하기로 했다.
전을 다 치우고 정리할 때쯤, 오후 3시경 큰 질부로부터 백일사진이 카톡으로 전해졌다.
오빠가 계셨으면 좋아하셨을 텐데,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고 울적한 마음으로 연지공원을 또 돌았다. 쌀쌀하게 바람이 부는 가운데도 걷기운동을 나온 걷기광들이 제법 있었다. 나도 그중에 한 명이었다.
연제야(손자) 건강하게 자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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