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작품, 여행(남편산행)

경운산 378m. 9/9

건강미인조폭 2021. 9. 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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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 남편을 따라 김해 내동에 자리한 경운산을 오르기로 했다.

저만치 보이는 경운산자락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입구에 도착해서 들리는 건 닭울음 소리, 아마도 그 닭은 늦장꾸러기인듯했다.

가을을 향해 익어가는 단감은 일찍부터 새 모이가 되어있었다.

 

먼 발취에서 들리는 벌초 기계 소리에 매미 소리는 가을이 다가옴을 알리는 귀뚜라미 소리에 묻혀 소리가 멀리 들렸다.

 

30여 분을 오르면 어린 편백이 보인다.

그곳서부터 남편은 내 보폭을 맞춰주기 위해 편백에 오지랖을 피고 있었다.

 

비스듬히 누워있는 작은 바위가 보이는 곳부터 편백은 심겨 있었다.

쓰러져가는 건 마른 편백 나무 지지대를 세워주고 덩굴이 감싸 안은 편백은 덩굴 뿌리를 뽑아 오롯이 편백의 힘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남편은 허리를 폈다, 접었다. 하며 일부러 하기보다는 나와 보폭을 맞춰주기 위한 남편의 행동에 감사했다.

 

산중에서 아파트주민을 만나기도 했지만, ‘산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뭐 하려 하느냐?’는 말을 남기고 그녀는 사라졌다.

같은 동민이건만, 보이면 누구랄것도 없이 하면 될 것을.... 그냥 그녀가 한심했다.

 

비스듬이 있는 바위 부분부터 편백을 만날 수 있다. 지지대를 세워주는 남편
덩쿨에 감긴 편백

그렇게 오르며 체육공원에서 그네에 잠시 매달려보기도 했다.

정상에 오를 때까지 안개는 가시지 않았고 안개를 배경으로 남편과 많은 사진을 담았다.

 

이름 모를 버섯들도 무한한 자태로 관심을 끌었다.

 

체육공원에 있는 그네에 매달려보기도 했다.
정상과 전망대에서
안개로 시가지는 볼 수가 없었다.
다양힌 버섯들을 볼 수 있었고 아마 독버섯일게다.

허리통증에 이어 발등의 통증을 이겨가며 남편 덕분에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경운산에 오시는 분들께 편백의 지지대가 빠져있으면 혹은 비스듬히 서 있으면 아직은 작은 나무이기에 후세들을 위해 바로 세워 주었으면 하고 바라도 본다.

 

귀가 후 샤워를 마치고 남편은 해장국, 나는 뼈다귀탕을 잘하는 맛집으로 핸들을 돌리고 배 둘레를 든든히 하고 집에서 뼈다귀탕을 끓이기 위해 주촌 축산물 공판장을 찾았다.

 

뼈다귀탕 재료를 사자고 찾은 곳에서 추석 맞아 사돈댁과 아들 선배인 박사님에게 보낼 LA갈비를 주문하고 돌아와 눈 검사를 위해 남편과 안과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