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
화왕산을 두 차례(2018년 11월 14일, 2019년 10월 20일) 오르다 되돌아온 적이 있다.
다시 도전을 위해 오늘 08시 남편 따라 집을 나섰다.
날씨는 푸른 전형적인 가을하늘이다.
화왕산 입구에 도착한 남편은 주차할 수 있는 곳까지 차로 올랐다. 그리곤 차에서 내려 산행에 앞서 내게 말했다.
‘무리하지 말고 힘들면 내려가자, 하소.’했다.
오늘이 세 번째 도전이다. 할 수 있는 한 오르고 싶었다.
저 멀리 보이는 산등성은 가을에 닿아있었다.
다람쥐도 잠시 우리를 반기곤 깊은 산 속으로 달려 올랐다.
차에서 내리며 남편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내 두 다리와 함께할 스틱을 맞춰주는 일이었다.
앞서가는 남편 따라 얼마를 올랐을까 뒤에서, 옆에서 ‘탁’하는 소리에 돌아보니 그곳은 밤나무가 즐비했다. 알 밤밭이었다.
앞서 가던 남편은 밤을 줍고 남편이 있는 곳까지 오르자 ‘밤을 줍고 가겠다.’라며 ‘먼저 가라’고 했다. 난 어차피 느리기에 앞서가며 남편이 밤을 줍고 따라오도록 먼저 올랐다.
세 번째 도전하는 만큼 정상의 높이 외에 정확한 거리를 알고 싶었다. 그냥 안내도면을 참고하며 남편의 뒤를 따라 만난 드라마세트장.
컴 참고-드라마세트장 [화왕산 정상에서 동쪽 외곽에 있는 드라마촬영지는 ‘허준 드라마세트장’으로 이용 후 대장금, 왕초, 상도, 조폭 마누라, 영웅시대, 나는 왕이로소이다 등 각종 드라마 및 영화의 촬영지가 되었고, 드라마촬영지 주변으로 진달래군락지가 있어 봄에 더욱더 사랑을 받는 곳이다]
얼마를 올랐을까, 성벽이 보이며 그 성벽 너머에는 광활한 억세 밭이 보이기 시작했다.
'와~우~~~' 놀랍기만 했다.
억세 길을 따라 오르자, 물난리로 세상이 물에 잠겼을 때 이 바위에 배를 묶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남문의 ‘배 바위’ 까지 올랐다.
그곳에서 커피와 오이 등의 간식을 먹으며 내가 오름의 자료를 남기기 위한 셔터를 눌렀다.
나를 위해 남편은 배 바위에서 하산하자 했지만, 오히려 남편을 설득해 화왕산 정상으로 방향을 바꿔 또 내려가고 올랐다. 그곳은 억세가 더 만발해 있었다.
그 억새를 보며 ‘고맙소, 고마워요.’를 외치며 스틱에 의존해 한발 한발 옮겨 정상 화왕산에 올랐다.
옥천 1 등산로를 따라 솔숲 산림욕장을 오르며 만난 허준 드라마세트장, 창녕 화왕산성의 성벽을 오르며 만나게 되는 억세 밭, 우린 그곳에서 남문의 배 바위를 올랐고 다시 서문의 화왕산 정상을 올라 억세가 광활한 동문으로 내려오며 산행을 맞췄다.
화왕산 관리인들은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하는 듯, 억세 밭 정비에 많은 인력이 곳곳에서 예초기 작업을 하고 있기도 했다.
산에서 내려온 우린 송이버섯으로 유명한 곳을 벗어나 창녕에 오면 먹던 수구례 국밥을 대신해 시래기 정식 맛집으로 소문난 곳을 찾았지만, 그냥 소문일 뿐 추천을 권하고 싶지는 않았다.
지쳐있는 몸은 배고픔보다 정상을 올랐다는 자랑스러움에 나 스스로 고마웠지만, 발 아픔의 영광의 상처는 남아있었다. 그래도 남겨진 사진을 보며 신기하고 대견했다.
해서 한마디 더 ‘여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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