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나의 일상

사촌 조카결혼식, 아들 집 방문

건강미인조폭 2021. 10. 1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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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40분 남편의 배웅을 받으며 구포역으로 향했다.

하늘은 검은 먹구름을 안은 채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준비를 하는 듯했다.

 

남편은 12일로 경북 울진에 동창 모임에 가기에 세종시에 사는 아들과 집안결혼식에 가기로 했다.

구포역에서 0630분 오성행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연휴 주말로 역내 대기실은 여행객들로 가득 채웠다.

 

밀양을 지나, 어디쯤일까? 전깃줄 위에 뭉게구름이 제각기 모습으로 먹구름을 거둬가고 있었다.

 

이어폰 속에선 진해성의 바람고개가 흘러나오고 이른 시간에 나도 모르게 흥얼거렸다.

 

청도 지난 논은 아직 초록으로 누렇게 익어가는 중이었다.

동대구 지나자 하늘은 활짝 개었다.

서울 결혼식장 나들이 중에 비를 피하고 싶어서 일기예보에 집중하게 된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는 고맙게도 또 빗나갔다.

 

세종시에 사는 아들은 열차에서 내리는 시간에 맞춰 오송역에 나와주었다.

아들 차에 옮겨 앉아 차창을 두드리는 비를 맞으며 서울로 향했다.

 

성당에서 결혼식을 하는 까닭에 우선 동생 집으로 향해 가족과 함께 결혼식장으로 향했다.

 

성당 잔디에 들어서자 집안 행사에서만 만나는 친정 형제들을 만날 수 있었다.

두어 개의 주름살이 그려진 얼굴로 사촌들과 만남은 추억으로 잠시 들어갔다.

미국에서 온 사촌 동생도 반가웠고 사촌 올케들과 만남도 즐거웠다.

 

이날의 최고 어른은 행사가 있는 넷째 작은 엄마이시다. 작은 엄마의 손자의 결혼식인 셈이다.

 

작은 엄마는 우리 아들을 보며 곧 얘기 아빠가 된다며, 축하해.’ 하시더니 잠시 후 지연아! 네 아들은 언제 장가보내니?’ 하셨다. 치매를 앓고 계신단다.

작은아버지는 착한 치매를 앓고 계시며 노환으로 요양보호사가 병간호하고 집에 계신다 했다.

 

야외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사촌 동생의 아들 내게는 조카가 되는 셈이다.

조카의 결혼을 축하하고 사촌들과 기념촬영을 하곤 동생 집으로 돌아와 올해 2월에 결혼한 조카딸의 임신 소식을 들으며 솜씨 좋은 올케의 늦은 점심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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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이 가까워져 오는 며느리만 홀로 집에 두고 온 것이 안쓰러워 동생 집에서 하루 묵기로 한 것을 취소하고 아들 집으로 향했다.

 

서울을 벗어나며 아들과 곧 태어날 손자 이야기하며 배불뚝이 며느리가 있는 아들 집에 도착했다.

 

배가 불룩한 며느리의 얼굴은 피곤함이 영역했다.

 

저녁은 가까이에 있는 삼겹살집으로 향하며 돼지 한 마리를 먹고 공원에서 걸으며 소화하고 깊은 밤 이야기는 아기 이야기를 나누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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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의 몸으로 잠에 빠진 며느리를 대신해 아들은 아침상을 차리려는 듯, 주방에서 부스럭 소리를 냈다.

주방에 들어서니 아들은 어머니 커피 드세요.’ 하며 한잔의 커피를 내려주고 감자를 활용한 해시브라운과 멸치 다싯물에 묵은김치를 넣은 김칫국을 난 대접받았다.

 

며느리 손이 아닌 아들 손에 얻어먹는 아침상은 사실 맘이 불편했다.

머리로는 만삭인 며느리를 위해 아들이 도와주렴, 하면서도 눈으로 직접보고 있으니 서운한 맘이 들었다.

 

결국, 나도 시어미인 것이다.~~~ 이런 두 마음을 가진 나도 밉다.

 

아기용품을 잔뜩 쌓아둔 것도 치워주고 정리해주고 싶었지만, 며느리가 시어미 손길을 반기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하루 더 묵기로 한 마음을 뒤로하고 집으로 간다며 서둘러 아들 집을 빠져나왔다.

 

아들은 나를 대전역까지 배웅을 해준다 했다.

대전역에 가기 전, 아들은 직장 연구소에 잠시 들려 볼일을 보고 커피와 대전에서 유명한 빵까지 선물 받고 KTX 열차에 오르며 손자 소식을 기다리기로 했다.

 

집 도착하자 경북 울진으로 12일 동창 모임에 갔던 남편도 뒤따라 귀가했다.

 

어제 새벽부터 구포역, 오송역, 영등포와 도림동, 그리고 다시 영등포에서 세종시, 구포역, 김해~ 차 타고 다닌 것이 피곤했던지 남편과 저녁상을 물리자마자 며느리의 순산을 기다려보며 일찍 잠이 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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