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푸른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싱싱한 단감을 사기 위해 나교 농장을 들렸다.
나교의 지인이 표고버섯을 사 갔다며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주말 괴산 친정 사촌 동생에게 가져다줄 단감을 사기 위해 들렸다가 표고버섯재배 방법을 처음 보게 된 것이다.
단감을 따서 담고 곧 메주를 쑨다며 볏짚 정리를 한다고 했다.
농장 앞 논에서 주워 온 볏짚을 깨끗하게 정리하며 고르게 다듬고 간추렸다.
간추려 놓은 볏짚을 잘 말려 메주를 묶을 때 쓴다고 했다.
어린 시절 충북 괴산 시골이라고 하는 곳에 가서 본 적이 있지만, 눈앞에서 언니 동생으로 지내는 나교가 직접 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신기했다.
메주도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쑨다고 했다.
그때 나도 불러 달라 청했다. 서울서 자란 나는 사 먹을 줄만 알고 담는 모습도 보고 싶었다.
이론으로 알고 있던 볏짚으로 새끼를 꼬아 메주를 매달아 말리는데 말리는 과정에 갈라지는 것을 방지하고 제일 중요한 것은 공기 중에 없는 이로운 곰팡이를 만들어 주는 중요한 볏짚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단감을 사고 돌아오는 길, 나교 농장에서 볏짚을 보며 벼를 쌀 나무라 불렀던 내게 누군가는 ‘쌀 나무 학생’이라고 혹은 ‘서울 학생’이라고 시골 분들이 부르던 어린 시절로 잠시 돌아가 있기도 했다.
깜깜했던 어린 시절이 환하게 떠오르며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짓게 했다.
‘쌀 나무 학생이 할머니가 되었네요. 건강하신가요.’ 하며 그분들이 듣도록 소리 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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