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
부지런한 남편 덕에 새벽 3시 반경 눈을 뜨며 경북 안동에 계신 부모님 산소 벌초 길에 올랐다.
일기예보에 많은 비가 온다고 했다. 해서 일찍 서두르게 되었다.
고속도로는 한산했다.
아들도 벌초에 함께 하기로 했다. 고마웠고 믿음직스러웠다.
며느리는 어린 손자와 청주 외가에 보내고 아들은 세종시에서 출발하며 폭우를 뚫고 내려온다고 했다.
김해는 까만 어둠 세상이었다.
'벌초할 때까지만 참아다오.' 비를 향한 내 맘을 전해본다.
준비한 커피를 마시며 내비게이션 주소로 안동휴게소 부근 의성군 안평면에서 비를 맞이했다.
안동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갔다.
안동휴게소에 도착 즈음해서 심한 비가 우리를 맞이했다.
남편은 지난주에 3년도 안 된 승용차 그랜저를 전기차로 갑자기 바꾸며 장거리의 소요량을 모라 새벽 5시 40분경 급속 충전하는 안동휴게소를 들려 전기충전을 하기 위해 들렸다.
그곳에서부터 우린 그 시각 남편은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다고 했다.
어둠이 걷히기 전이어서 가락국수는 없었다.
새벽 6시부터 판매가 시작된다고 휴게소 점원은 말했다. 그냥 자판기 커피로 대신했다.
결국, 도착시각은 30분 늦게 도착하였고 비를 맞으며 산길을 향했다.
산길은 우리에게 호락호락 길을 내어주지 않았다.
토사 산길에 그만 바퀴가 빠져 꼼짝을 안 해 보험사에 도움을 받으며 한 시간가량을 비를 맞으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아들과 먼저 벌초를 시작하며 정성껏 봉분을 다듬고 정리했다.
그리곤 예약한 떡집에 가서 안동 기지 떡을 찾아오기도 했다.
정리하는 동안 애기세줄나비가 주변을 날고 있었다.
간단히 준비한 제물을 제단에 올리자 단맛에 애기세줄나비가 살포시 앉아 먼저 시식을 했다.
‘이런~~ 부모님 음식인데, 그래 나비야 넌 어디서 왔니? 맛은 어떠니? ’ 묻고 싶었다.
그렇게 벌초를 마치고 비속에 부모님 전에 인사를 드리고 나오며 새로 구매한 차량에 막걸리 의식을 치르기도 했다.
우린 오는 비를 다 맞으며 벌초를 했고 땀으로 범벅은 되었지만, 그나마 비로 조금은 시원한 듯했다. 단, 우리의 몰골은 처참했다.
새벽부터 서두르긴 했지만, 뜻하지 않게 산길에 빠진 차량으로 일이 지연되면서 비까지 맞으며 기진맥진, 그래도 가족이어서 위로가 되었고 아들과 함께여서 더욱 든든했다.
안동 오면 들리는 풍산장에서 처참한 몰골인 상태에 한우 불고기를 한 근 반씩이나 먹으며 배 둘레를 든든하게 채우고 아들은 세종으로 우린 김해로 각각 길을 떠났다.
아들과 헤어지며 오는 길도 오락가락 퍼붓는 비로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다.
벌초하는 날 처음으로 친정 부모님 산소에 못 가서 미안해하는 남편에게 난 말했다.
‘그동안 친정에 잘해주었어요. 이젠 일 년에 한두 번만 가도 돼요.’라고 하며 피로를 풀도록 가벼운 술상을 차려주곤 잠자리에 들게 했다.
김해 도착 후, 피곤 피곤~~
잠자리에 들 무렵 아들은 청주 처가에 잠시 들려 세종에 돌아와 무사함을 전했다,
귀가 후, 피곤하고 늘어지는 난, 샤워와 젖은 빨래를 먼저 마치고 실신 상태로 이른 시간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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