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3일
목감기로 며칠째 고생 중이다. 그 때문인지 기침으로 오늘 아침도 일찍 잠이 깨었다.
잠꾸러기인 나는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 새벽 6시 전에 일어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기침으로 일찍 깨었다.
남편은 더 일찍 일어나 배가 고파 나를 깨우지 못하고 두유를 먼저 마셨지만, 기침 소리에 깬 나에게 배가 고프다며 소고기 죽이 먹고 싶다고 했다.
나보다 더 아픈 사람이기에 부스스 눈을 비비고 일어나 소고기 죽을 끓여댔다.
계속 저으며 한 그릇 가져가니 딱 두 수저를 먹고는 냄새가 난다며 못 먹겠다고 했다.
입덧하는 사람도 아니고 왜 냄새가 난다는 거지? 했다.
다시 흰죽을 쑤워주었다. 그건 그나마 미음처럼 국물을 마시다시피 하며 먹었다.
얼마나 있었을까?
지난밤에 먹은 동지팥죽까지 다 게우고 화장실에서 큰일도 보고~~
탈진한 상태로 얼굴이 노랗게 변해버렸다.
급한 대로 물을 마시게 하고 초콜릿을 먹게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병원에서 바꿔 준 진통제가 너무 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진통제를 먹은 후부터 속과 머리까지 아프고 구토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바로 병원에 전화하며 핸들을 잡아 돌렸다.
먹는 진통제 대신하여 무통을 달고 남편도 나도 영양제를 맞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낼도 안 편하면 다시 입원하라고 병원장의 말을 들으며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온 남편은 김치 넣고 쓱쓱 비벼, 밥을 먹고 싶다지만 난 된장찌개에 한술 떠서 비벼주었다.
웬걸~!!! 냄새나서 못 먹겠다고~~~~
또다시 마른 누룽지를 푹 끓여주었다.
다행히 그건 마시듯 먹어주었다.
이렇게 남편의 쓰린 속을 다스리며 온종일 죽을 쑤워주었다.
괜찮기만 하면 뭔들 못하겠어요.
어서 낫기만 하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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