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고 싶은 글/☞ 정보글, 음식,좋은글, 잼난글

친정 부모님 산소 벌초

건강미인조폭 2023. 8. 16. 11:30

815

아들 집 이사를 돕고 신탄진 톨게이트를 빠져 내려오는 길은 폭염 더위로 뜨거웠다.

그런데도 이른 벌초지만 올해도 마지막이라는 생각하며 남편과 세종시 아들 집을 다녀 내려가는 길에 친정 부모님 산소를 찾았다. 남편의 의견이기도 했다.

 

친정에서 딸이 하나라는 이유로 나를 생각해서 친정 일이라면 늘 앞장서주기도 했던 남편이 고마웠다.

이제 우리도 칠십을 앞두고 있기에 벌초 올 때마다 하는 말은 부모님께 엄마 아버지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어요.’ 한다.

 

산에 오르는 길에서부터 모기 때들의 환영을 받으며 올랐다.

낫질하며 앞선 남편 뒤를 편히 오를 수 있었고 산소는 최근 많이 내린 비 탓인지 잡풀이 제법 자라 있었다.

 

다음 달 9월 초에 행사로 다시 대전에 오르며 벌초하자던 일을 내려가는 길에 무더위를 마주하며 낫질하게 되었다. 남편의 차에 혹시나 하며 낫을 싣고 세종시에 올랐었다.

결국, 불볕더위에 비 오듯 흘리는 땀을 닦아가며 벌초를 했다.

 

낫질이 서투른 나는 남편의 말류에도 남편 뒤를 따르며 가위로 잡초를 잘랐다.

 

언젠가도 찾아 들었던 나비가 이날도 애기세줄나비가 주변을 날고 있었다.

그리곤 주변에 살포시 앉아 우리와 함께했다.

 

땀범벅이가 된 상태로 계속하기에는 무리일듯한데도 남편은 할 때 해야 한다.’라며 무릎으로 기어가면서 마무리를 했다.

 

아들 덕분에 먹은 해신탕 덕분에 지친 몸에 땀 흘리며 벌초를 할 수 있었다며 겨우겨우 마무리했다. 그저 고마웠다.

 

성묘를 마치며 부모님께는 엄마 아버지 당신의 하나뿐인 외손자가 아파트를 다시 구매했어요. 그 아이들의 건강을 돌봐주세요.’라고 말씀드렸다.

 

등산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출발 전, 차에 등산복을 실어 언제고 여기다 싶으면 산행을 할 수 있도록 실어두었었다.

 

물바가지를 뒤집어쓴 듯 온몸은 땀으로 범벅, 땀으로 걸음 걷기도 힘든 가운데 옷을 갈아입고 출발을 해야 했다.

 

사진으로 안 사실이지만, 남편 옷이 비 맞은 듯 온통 젖어있었다.

출발하며 차내에 있던 널브러진 음료수만이 더위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칠곡휴게소쯤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으며 어둑해지는 저녁에 도착하였다.

 

김해에 도착한 내 온몸에는 벌에게 쏘인 자국만이 가득 남았다.

 

말은 안 했지만, 친정 일이라면 앞장서주는 남편이 늘 고마웠다.

 

죽기 전에는 남편에게 고마웠다.’라고 꼭 해야 할 말인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