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일
갑자기 추워진 날씨는 베란다 창문까지 집어삼킬 듯 흔들거렸다.
8월 말경, 화분에 심은 4그루에 고추길이는 거침없이 위로 솟으며 자랐다.
줄만 이어주면 줄을 타고 계속 위로 오를 기세다.
아무리 봐도 신기했다.
위로 올라가면서 더 주렁주렁 달린 고추는
새끼손가락만한 크기로 어찌나 매운지 된장찌개의
얼큰한 맛을 내는 데 그동안 한몫을 해주기도 했었다.
추워진 날씨에 더 이상은 자라지 않을 듯~
고추와의 작별을 고했다.
고추 잎 사이의 저 멀리 아파트 아래에서도
단풍의 아름다움은 계절이 바뀜을 들어내고 있었다.
김장고추를 빻고 베란다에 흘린 고추씨를 화분에 뿌린 것이
신통하게도 지금껏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내년에는 제대로 고추씨를 심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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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2시경 대전의 아들과 전화 내용이다.
아들 : ‘어머니 그곳 날씨 어때요?’
엄마 : 바람이 해님과 논다. 많이 차갑다.
아들 : ‘여긴 눈이 옵니다~~!’
엄마 : 어머~! 웬일이니?
운전 조심하렴!!!!
우리나라는 결코 좁은 나라가 아니었다.
주렁주렁 달린 고추
고추 잎사이로 내려다 본 단풍
가까이에서 찍은 모습
아들은 저녁무렵 승용차 위에 쌓인 눈을 찍어서 보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