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햇빛 쨍, 남편은 비 온다는 일기예보와 다르다며 낚시 갈 준비를 했다.
8시,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어둠이 잠시 머물렀다.
비 오면 그냥 오더라도 일단 나가보기로 했다.
맑은 하늘을 보며 집을 나서며 급식소에 드려 김해적십자 회장과 눈팅을 잠시 하고 부산으로 향했다.
부산은 비가 왔다 간 듯, 비로 도로를 적신 뒤였다.
남편은 '낚시는 안 될 것 같으니 맘 비우고 드라이브 간다 생각해야겠다' 고 또 말했다.
실은 5일 전, 안남공원 바다를 갔을 때 학꽁치 무리를 보았기에 낚시가자고 내가 바람을 넣기도 했었다.
하지만 난 무거운 맘을 정리하기 위한 시간을 가져보려 했다.
주차장 입구는 며칠 전, 왔을 때는 태풍 ‘마이삭’으로 출입금지였지만, 오늘은 차단기가 고쳐진 듯 바로 서 있었다. 불법주차를 안 해도 된다는 마음에 편하게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10시 조금 넘은 시간임에도 세월 낚는 낚시꾼들은 바다에 던져놓은 낚싯바늘과 눈 씨름이 한창이었다.
낚시터 위로는 한가로이 케이블카가 지나고 한쪽 위로는 코로나로 휴장이 된 ‘송도 용궁 구름다리’가 보였다.
바닷물은 태풍에 떠내려온 쓰레기들은 이리저리 바람에 흘러가며 너울너울 춤을 추며 흘러가며 더러는 낚싯바늘에 걸려 낚시꾼들의 시야를 찌푸리게 했다.
그중에 초보인 나도 낚싯바늘을 보며 한 마리라고 잡으려는 의지와는 다르게 여러 차례 나뭇가지를 건지며 남편을 귀찮게 했다.
그런 난 미안한 맘에 잠시 차로 돌아와 커피와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며느리의 카톡으로 응원의 힘을 입고 재도전을 해보기도 했다.
어둠에 심하게 불던 바람은 어느새 뙤약볕을 뇌리 쬐어주었다.
부산광역시에서 코로나로 인한 재난 안전방송을 이곳저곳에서 메아리치듯 했다.
2시간을 낚싯바늘과 눈싸움을 했지만, 우리가 졌다.
12시 40분 낚시를 접고 그곳을 빠져 자갈치시장으로 향했다.
부지런한 주부들이 추석 장을 보기 위해 나온 듯 지난 4일보다 북적거렸다.
그곳에서 전과같이 생선구이를 먹고 성묘에 쓸 문어, 고등어와 남편이 좋아하는 아귀도 구매하고 김해 대형할인점에서 전 부칠 배추, 과일 등을 사 들고 돌아와 문어 삶고 고등어 꼬지를 완성했다.
벌초로 산에 가져 갈 음식을 하는 내내 마음은 봉사활동에 대한 생각은 정리가 되지 않았다.
저녁 8시 어둠 속 걷기를 하며 머릿속 정리를 했다.
하지만 저녁 시간, 김해지구 봉사활동 카톡이 날아들었다.
낼 봉사원과 만나기로 하고 복잡한 머리는 잠자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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