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어제 오빤 ‘먹기 힘든 건 마찬가지니 자주 먹어보자.’며‘하루 4끼를 먹어보자’ 했다.
아침 8시, 사골 국에 된장 풀어 무국으로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오빠는 이발소를 간다했다. 동행하려 했지만 ‘여자가 그곳을 왜가?’ 했던 오빠는 ‘아파트 건너 가까운 곳이다.’ 라며 ‘혼자가도 된다.’했다.
오빠가 ‘준비를 하시는 건가?’...................... 난 살짝 걱정을 했다.
난 그동안 오빠 침대이불빨래를 하며 집안청소를 했다.
신나게 건조기에서 돌아가는 빨래를 보며 욕심을 부려보았다. ‘오빠도 저리 왕성한 기운을 보여주었으면’ 했다.
두 시간쯤 후에 돌아온 오빠는 이발에 염색까지, 말끔했지만, 피곤해 했다.
소고기 죽으로 점심의 전쟁을 치르곤 작은조카와 함께 부동산으로 향했다.
43평의 집은 오빠 혼자 살기 크다며 일 년 전부터 내놓은 오빠의 집이 한 달 전 팔려 오빠집도 줄여서 33평으로 구하고 공장도 구매를 하게 된 것이다. 살고 있는 이 집도 한 달 뒤인 1월 10일 비워야 했다. 하필 이럴 때..............
암과의 투병으로 오빠는 더 서두르고 있는 것이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내 맘은 더욱 아프고 괴로웠다.
오빠는 화초 키우는 것을 좋아해 1층에서 살며 1층에서 누릴 수 있는 창밖화단도 꾸미며 살았고 고인이 된 올케언니도 집안에 작은 연못을 가꾸기도 했었다.
오빤 이전하는 공장 3층 건물로 3층은 세를 놓고 옥상을 돋워 화단도 만들고 직원들 휴식공간도 만들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부동산에서 집주인이 집안에 키우는 제법 큰 화분들을 ‘놓고 가면 어때요?’ 했다.
조용히 있던 난 ‘안 됩니다. 깨끗이 치워주세요.’ 말을 거들었다. 순간 오빤 버럭 소리를 지르며 ‘니가 왜 참견이냐’ 고 무안을 주었다. 놀란 난 ‘헉~! 왜 그러지?’ 홀로 기운 없는 오빠를 위해서 한 말이었는데, 맘 속 생각으로 서운함이 앞섰다. 기운이 없어 말을 아껴 오빠의 생각을 미처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돌아오는 길 가끔씩 먹던 부대찌개가 생각난다며 조카에게 사오도록 했다. 집에서 끓이도록 재료가 국물부터 준비된 식재료였다.
결국 저녁에 끓인 부대찌개는 상상 속 오빠의 입맛으로 한수저도 먹지 못했다.
흐르는 눈물로 주방으로 돌아선 난 ‘나도 별로네’ 하며 눈물이 흘러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었다.
저녁 설거지까지 마친 후 오빠는 거실을 서성이며 나름의 운동을 하다 지치면 안마의자에서 쓰러지듯 앉기를 반복했다. 먹지 못해 기운 없어 맘대로 안 되는 걸 힘없이 말했다. ‘내가 왜 이렇게 되냐, 이게 이런 병인가?.....’
난 마트에 낼 찬거리를 구매하며 소주한 병을 사들고 왔다.
‘오빠 부대찌개에 한잔하려고’ ‘해, 내 눈치 보지 말고 마셔라’ 난 한잔에 취기가 올랐다.
‘혼자 마시니 맛도 없네.’ 하며 난 더 이상 잔을 채우지 않았고 바보상자와 긴 밤을 보내며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