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
아침 늦도록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날 위해 남편은 욕조에 뜨거운 물 받아 피로를 풀도록 하라고 했다. 미안하고 감사했다.
난 샤워를 마친 뒤에도 또 잠자리에 누웠다.
얼마나 잤을까 '아차! 싶었다' 오빠를 위해 남편이 배려해준 지난 13일간이 생각났다. 이렇게 누워있으면 안 된다 생각하며 오후 1시 넘어 자리에서 일어나자 오히려 국도 찌개도 없는 김치만 있는 밥상을 남편은 차려주었다.
무뚝뚝하기만 한 남편이 말없이 내게 피로 해소제가 되어주었다.
그리곤 더 누워있기가 미안했다.
밀린 빨래를 세탁기에 돌리며 남편과 커피를 마셨다.
그리곤 앞으로의 오빠 건강을 이야기 나누며 바보상자와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집을 비운 2주간, 베란다 화분엔 꽃을 피우며 단풍이 들고 말았다.
작은 조카와 큰 조카가 번갈아 가며 오빠 상태를 카톡으로 보내주었다.
어찌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