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나의 일상

또 다시 간병으로 오빠 집에 오르며

건강미인조폭 2021. 1. 6. 11:44

1월 5일

이리저리 뒤척이며 밤새 잠을 설쳤다.

새벽임에도 부지런한 남편 탓에 남편의 배웅으로 구포역에 새벽 6시10분에 도착했다.

 

어제 조카로부터 받은 전화는 더 이상 병원입원마저도 안 된다는 소리를 듣고 오빠 심정은 어때 을까!

암이란 게 정신은 멀쩡하고 먹지 못해 말라가며 통증과의 싸움에서 지고 만다는데 오빤 마지막 고리라도 잡고 싶어 입원을 선택했었다.

그런데 받아주지 않는 다는 것이다.

오늘 오르면 난 할일이 많을 걸 안다.

간병과 오빠 집 이사 그리고 오빠 큰 며느리, 내겐 조카며느리인 영애가 출산을 한다. 또 작은조카도 한주 뒤에 이사를 하고, 두주건너 오빠공장 이전~

어찌 이런 일이 이렇게 겹칠까.............

 

새벽추위를 국밥으로 달래볼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대합실에 올랐다.

 

코로나 19로 5인 이상 모임하지 말라는 방송을 하는데도 여러 명의 등산객이 일행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시간 맞춰 기차에 오르자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잠을 잤다.

영동에서 눈을 떴다.

차창밖에 보이는 하얀 눈 덮인 농가는 조용했다.

꽁꽁 언 강물은 추위를 실감케 했다.

 

그리곤 더 이상 잠은 오지 않았고 오빠를 어찌 모셔야하는지만 생각했다.

모든 짐을 38세의 큰조카에게 넘기고 눈을 감을 수 있을까, 조금만 더 견뎌 주기를 바랄뿐이다.

 

수원역에 도착할 쯤, 오빤 전화를 주셨다.

‘아직 멀었니?’ ‘응 곧 도착해 30분만 기다려.....’

 

조카한테 전화 걸어 본 결과 혼자 계시기가 두려우신듯했다. 집 이사에 공장 이전 대표 없는 자리에 조카가 이리저리 뛰려니 버겁고 힘들겠지만 작은 조카와 교대로 오빠를 간병하고 있었다.

지난번보다 기운이 더 없어보였다. 마침 작은 조카가 와있고 건강의학과에서 영양제를 놔주고 갔다.

 

‘김치전 할까? 그래 좋지 먹자.’

김치전을 부치는 중에 초등학교 동창인 나도 잘 아는 오빠 친구가 죽을 사왔다.

친구 역시 뭐라도 먹게 하고 싶으신듯했다. 하지만 죽 역시 서너 수저가 다였다. 친구는 말했다. ‘자극적인 게, 먹고 싶을 거라고,’ 난 김해 내려가기 전 깻잎장아찌를 담아두고 갔었다. 자극적인 음식이야기에 깻잎장아찌를 가져오니 한 장만 먹고 더 이상먹지 않았다.

‘이렇게 굶어 죽나보다’ 오빠는 말했다

그리곤 오빤 친구와 공장이야기를 나눴다.

김치전은 4조각 드신 듯 했다.

 

이렇게 다시 오빠 집에서 오빠의 식성을 맞춰가며 간병은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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