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
허리통증으로 오빠를 더 이상 들 수가 없었다.
휴게실에 잠을 잔 난 새벽 4시 눈이 뜨였다.
병실을 찾으니 오빠 옆에서 조카는 폰 게임을 하며 날밤을 세운 듯했다.
두 시경 조카는 머리부터 땀범벅인 아버지를 닦아 드렸다 했다. 그래 설까 오빤 조금은 편안해 보였다.
'잘 했다. 고생했구나.' 오빠 얼굴도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아마도 어젯밤 내 손을 잡은 건 닦아 달라는 손짓인 듯 했다.
허리가 아파 낼 아침에 닦아 줄게 했는데, 밤에 닦아 달라 내 손을 잡은 듯 했다. ‘오빠~ 몰랐어. 미안해’
'고모 더 주무세요.' 난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블로그 일기를 쓰며 날 밝기를 기다렸다.
새벽6시 잠이 오기 시작했다. 따끈한 국물 생각에 편의점을 찾았다. 조카에겐 삼각 김밥을 건네고 난 컵 떡국을 먹고 잠을 깨보려 대형 컵에 커피를 타 마시는 미련을 떨었다.
한의과에 들려 허리찜질도 않고 약만을 타왔다.
아침 회진하는 담당과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임종이 다가왔네요. 주말이면 혈압이 떨어질 겁니다. 상승 제는 안 쓰실 거죠.' ‘네’
오빤 이 병원 담당과장에게 입원을 하며 영면동의서를 직접 작성하고 사인을 했었다.
중환자실도 안가고 심폐소생술도 하지 않기로 했기에 상승 제를 써서 강제로 혈압 올리는 건 오빠도 원치 않을 것 같아 하지 않았다. 고통에서 빨리 자유롭게 해주고도 싶었다.
오빠의 상황을 큰조카와 오빠 친구에게 전했다.
혈압은 84/55, 80/49, 79/52~~~
오전 11시 막내 올케가 찾아와 도움을 받으며 팔다리를 씻어 드리고 면도도 해드리고 보디로션을 발라드렸다.
머리맡에서 '오빠 수고했어, 그동안 정말 수고했어.‘ 눈물을 삼키며 말 했다.
저녁시간 동생도 동생아들도 찾아왔다.
오빠의 큰아들도 찾아오고 작은 아들도~
오빠의 호흡은 더 빨라지고 임종을 지키기에는 2인실 병실이 불편하기에 1인실로 옮겨드렸다.
그런 뒤, 늦은 저녁을 먹고 동생가족은 집에서 연락을 기다리기로 했다.
혈압은 시간, 시간 달라졌다. 정말 가시려는 듯, 긴장감 만 맴돌았다.
밤 9시가 넘으며 오빤 결국 3주정도 보지 못하던 묽은 혈변을 보시고 말았다.
44/22로 혈압은 떨어졌고 두 형제와 함께 옆에서 임종을 지키며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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