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작품, 여행(남편산행)

가지산 (1,240m) 등반

건강미인조폭 2021. 6. 21. 17:47

6월 21일
남편 쉬는 날, 남편은 밀양 간월재를 간다고 했지만, 숲이 없어 덥다며 코스를 바꿔 밀양 가지산으로 정하고 740분 집을 나섰다.

 

왠지 소풍이 가고 싶어 남편에게 도시락을 싸가고 싶다고 하고 집에서 밥과 먹던 반찬까지 준비했다.

남편은 뭐 귀찮게 싸냐고 했지만, 난 남편 등 배낭에 도시락을 매달았다.

 

출근 시간 도로는 하염없이 지체되었다.

그래도 푸른 초록의 나무들 사이를 달리고 있어 차들로 밀려있어도 좋았다.

 

가는 곳곳이 출근으로 빼곡했다.

 

저만치 산이 보이자 남편은 저곳에(사진)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 저 높은 곳을 어떻게 가요!

 

가는 길은 삼랑진 고속도로 타고 북밀양에서 내려 가지산 입구에 도착했지만, 들어가는 입구가 허술해 명산으로서는 아쉬웠다.

 

조금 들어서자 가지산 3.30km의 방향을 가리켰다. 산길은 편해 보이지 않았다. 악산으로 익히 들었던 터라 맘의 준비를 해야 했다.

 

산길은 바위와 돌산이었다. 험한 길에 우리 몸이 지치기 전에 사진(사진)을 남겨야 했다.

 

얼마나 갔을까, 도마뱀이 셔터를 눌러도 일광욕만을 즐기고 있었다.

다람쥐도 만났지만, 먹이 구하는 게 급하다며 인증 사진도 피하고 급히 자리를 떠났다.

 

돌산을 얼마나 올랐을까, 가지산을 오르기 위해 나무계단을 오를 차례였다.

 

계단 입구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고 몇 계단이 될지 모르는 계단을 숨이 차게 올랐다.

 

누군가에 의해 계단은 누군가는 583, 누군가는 588계단이라고 낙서가 되어있었다.

맞는지는 몰라도 굳이 세지 않아도 되었다.

 

마지막 계단을 오르자, 남은 거리는 1.1km라고 쓰였다.

 

가지산의 남은 거리조차 맘만 하지 않았다.

 

정상 같은 중봉(1,167m)’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중봉 뒤에 저만치에 가지산 정상(사진)도 보이고 밀양시까지도 보였다.

 

그곳에서 남편 얼굴 혈색이 좋지 않았다. 그냥 내려갈까, 하다가 남편은 점심 먹고 잠시 쉬고 다시 오르자.’ 제안했다.

 

점심을 대충 먹고는 초콜릿과 채소 통을 준비하고 남편 뒤를 다시 따랐다.

 

점심 먹고 막바지 오르는 길 역시 험한 돌산의 바위들로 길을 안내했다.

 

가지산은 절대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남편은 안내표대로 가면 400m만 오르면 된다(사진↑), 고 내게 힘을 불어주었다.

 

정상에 오르자 바람이 불었다.

저 멀리 우리가 점심 먹으며 쉬었던 중봉(1,167m)’(사진↑)도 보이고 헬기장(사진) 도 보였다. 하지만 내가 해냈다는 기분에 설렘도 잠시 남편의 안색은 여전히 좋지를 않아 눈으로 스캔하고 셔터를 눌러 인증 사진만을 남기고 급히 하산해야 했다.

 

자신의 안색은 뒤로하고 내가 다칠까 봐 걷지 못할까 봐, 내 걸음에 보폭을 맞춰주며 1,240m의 가지산을 하산했다.

 

돌아오는 길의 하늘은 더위를 구름으로 조금이라도 가려주려 우리를 따라 다녔지만, 하지 더위와 함께해야 했다.

 

오늘 1,240m의 가지산을 완주했다는 기쁨은 결코 잊지 못할 것 같다.

돌아온 뒤 남편은 다행히 안정을 찾았다.

 

여보, 고마워요.

건강 잘 지키고 다음에 다시 또 다른 산에 도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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