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태풍 ‘찬투’가 온단다.
그 탓인지 산에 가려 준비 중에 하늘은 빗방울을 뿌렸다.
남편과 점심을 초밥집으로 정했다.
줄 서서 기다리는 지루함에 다른 초밥집으로 가자고 힘들어하는 남편을 설득해 기다리며 남편은 입구에 들어서자 ‘언제가 다녀온 대마도와 분위기는 비슷하고 이곳이 더 깨끗하네,’ 하며 코스처럼 된장국이 나오고 10가지 초밥에 이어 우동 그리고 튀김 새우가 나오는 작은 초밥집이었다.
그 분위기를 타며 개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남푠 ‘나 배부르다. 커피 들어갈 자리 없다. 마누라만 시켜’ 했다.
'에고~ 멋없는 양반.'
그래도 신혼 때보다 나아진 것이다. 신혼 때 먹던 자장면 시절이 생각났다.
신혼 때는 월급날 자장면을 먹기로 했었다. 중국집을 찾았던 시절이다.
그땐 남편의 성격이 급한지를 몰랐던 시절이기도 했다.
어느 식당을 가던 남편은 젓가락을 놓으면 계산하고 먼저 나가곤 했었다.
성격이 급한 탓에 상대가 누구든 간에 먼저 계산하고 나가는 버릇이 있었다.
지금도 외치는 남푠의 소리 ‘빨리 가자, 빨리해, 아직 멀었나.’
하지만, 40년 가까이 살며 고쳐진 건 상대가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나가도 되나?’ 묻는 것이다.
다정다감한 남편은 어느샌가 싫은 건 싫은 고집쟁이 영감으로 변하고 있다.
안약도 혼자 못 넣고 붙이는 파스도 혼자 못하는 남편이 아닌 남푠으로~~~
칠십을 향해가는 남푠을 바라보는 내 맘은 이제부터 암흑이다.
분위기 없는 남푠과 시간을 보내며 저녁 출근을 했다.
날은 여전히 갈팡질팡, 비가 올 듯 고민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나라면 껌뻑 죽는 남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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