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오빠가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일 년이 되었다.
참,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렇게 살아보려고 애를 썼는데 가족을 위해 희생만 하다가 결국 올케언니 곁으로 갔다.
07시 20분 집을 나서 남해고속도로를 오르자 모든 차량이 바빴다.
그 흐름 따라 남편도 맞춰 달렸다.
남편 취향에 맞춘 가수 나훈아 노래를 유튜브로 들으며 가야 했다.
남편 쉬는 날이라 설 인사를 드리러 부모님께 가는 길에 음력 1월 15일 오빠 1주기로 미리 다니러 가는 길이다.
오빠 제사마저도 코로나로 거리 두기를 해야 했다.
오빠의 두 아들 내외가 제사를 모시기로 하고 형제들은 따로 산을 찾기로 한 것이다. 슬프다.
도롯가 농가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가 정겹게 느껴진다.
창녕쯤, 건너편 중부내륙고속도로는 충돌사고가 크게 난 듯 끝이 보이지 않은 긴 줄로 주차장이 되었다.
급한 볼일로 성주휴게소는 들렸지만, 휴게소가 작았다.
다음 휴게소를 들어가느니 그냥 매점에서 김밥 한 줄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들고 다시 출발했다.
중부내륙을 타고 문경 새재 터널을 지나 괴산휴게소 앞길을 통째로 막고 공사를 했다.
모든 차가 휴게소 안쪽으로 진입하며 빠져나갔다.
괴산 납골당에 들어서자 먼발치 산자락에는 흰 눈이 군데군데 남아있었다.
친정 부모님 산소부터 찾았다.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남편은 조용히 지켜보며 영산홍의 흔적을 찾으며 주변 정리로 나를 기다려 주었다.
오빠가 모셔진 곳의 납골당 문을 열자 난 또, 다시 눈물이 흘렀다.
남편은 오빠 부부의 유골함을 빼주었다.
‘오빠 언니 만났어? 만나니 좋아...... 언니가 좋아하는 커피도 가져왔어. 오빠가 마지막까지 먹던 나박김치도.....’
산에 찾아오면 뭐해, 아무도 없는데.... 의미 없다는 생각을 되뇌게 된다.
마음속 울림을 전하며 한참을 지켜보고 약하게 치매를 앓고 계시는 작은 엄마가 휴양하고 계신 큰집을 갔지만, 요양보호사와 복지관으로 운동하러 가셨다는 사촌 동생과 통화를 했다.
산에 올린 약간의 음식을 빈집에 남겨두고 유튜브 음악을 계속 들으며 경북 안동으로 향했다.
안동 가는 길도 평일이어선지 조용했다.
안동에 가기 전, 점심을 먹기 위해 풍산 한우장터를 찾았다. 간혹 찾지만, 입맛이 변한 것인지 이번에는 한우 불고기가 짰다.
배고픔에 다 먹고서야 짠맛을 느끼게 되었다. 오후에 물 좀 마시겠는걸~~~
시부모님이 모셔진 곳에 도착했다. 양지바른 곳에 모셔져 있다.
얼마 전, 증손자의 백일을 지냈다며 지금같이 건강을 지켜달라는 말도 덧붙이며 예를 올렸다.
그 옆자리에는 우리 형제들의 묘비가 뉘어 있다. 먼저 고인이 되신 큰 시숙께도, 그 옆에 시작은 아버님/어머님께도 예를 올리며 조용히 그 자리를 벗어났다.
산 아래 사시는 큰 시누님 댁을 찾았다. 큰 시누님도 출타 중이셨다. 농아인 질부에게 수화를 대신해서 메모로 이야기 나누며 작은 선물을 전달하고 바삐 김해로 넘어왔다.
교통안전 게시판에 따라 안전운행을 하며 김해 도착해 먼지로 뽀얗게 된 차량 세차를 마치고 제사음식을 안주 삼아 한잔하고 이른 잠자리에 들었다.
우울함을 다 씻고 오고 싶은 마음에.............. 착잡한 하루였다.
남편 고생하셨어요.
'♣ 여행 > ☞ 나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20대 대통령 개표현황에 밤을 새우며 (0) | 2022.03.10 |
---|---|
식곤증? 기면증? (0) | 2022.03.08 |
2022년 설 명절 (0) | 2022.02.02 |
손자 방문 (0) | 2022.01.23 |
뼈다귀탕 (0) | 2022.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