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7일
아카시아꽃 만개한 5월
이른 시간 집을 나서며 충북 괴산과 경북 안동, 부모님 산소로 향했다.
거리에는 매화꽃이 필 때도 갔지만
한 달 늦은 하얀 아카시아 꽃을 보면서도 흰 눈이 온 듯 아카시아꽃과 이팝나무꽃을 보며 달렸다.
이것도 나이라고 고인이 되신 부모님이 가끔 그리워지곤 한다.
어버이날은 맞은 탓인지 고속도로는 부모님을 찾는 차들이 눈에 뜨였다. 아니 그리 보였다.
새벽 6시 23시 집을 나서는 관계로 꽃집을 다녀오지 못해 충주에 들어서며 꽃집을 찾았지만, 꽃집이 많지 않아 두 시간가량 걸려 우여곡절 끝에 충주에서 4송이의 흰 카네이션을 구했다.
꽃집은 ‘어버이날’로 카네이션 한 송이에 삼천 원씩 하며 폭리를 취했다. 그래도 사야 했다.
허리까지 자란 잡초들을 스치며 부모님 산소에 도착해 흰 카네이션을 올리고 인사를 드리자 나도 모르게 소리 내며 서럽도록 울고 말았다.
남편은 우는 나를 그냥 두고 잡초를 뽑는 듯했다.
잠시 쉬었다가 오빠와 올케가 있는 납골당에도 인사를 하고 안동으로 향했다.
송홧가루를 날리는 조용한 하루였다.
사촌 동생이 작은 엄마를 모시고 살던 시골집, 먼발치에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차를 돌려 시골집으로 향했다. 포항에 사는 사촌오빠 내외가 집 정리를 하고 있었다.
잠시 만남을 갖고 경북 안동으로 향했다.
장시간 운전하는 남편을 위해 교대로 운전을 하고 싶었지만, 택시라는 이유로 남편은 내게 핸들을 맡기려 하지 않는다. 어깨 통증을 앓고 있음에도.........
안동 시부모님 산소에도 각각 왼쪽에 흰 카네이션을 올리며 인사를 드렸다. 남편도 맘속 깊은 곳에서 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을 뱉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내가 신은 검정 운동화는 어느샌가 송홧가루에 노랗게 분칠이 되었다.
부모님 산소 부근 그늘진 곳에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먹었다. 도시락을 준비한 지 모르는 남편은 ‘풍산 한우 불고기 먹으러 가면 될걸, 뭐하러 준비했냐.’ 하더니 ‘이게 휴가지.’라고 했다.
집에서 먹던 김치 싸고 산소에 올린 소고기 산적으로 돗자리에 펼치니 이것도 진수성찬이었다.
돗자리에서의 커피까지 마시는 편안함을 맛보곤 소박하지만, 남편과 소풍 나 온 듯 맛있는 점심을 했다.
안동 장날이었다. 쑥 절편을 사 먹고 굴젓을 사며 여유로운 장터 구경을 했다.
김해에 도착쯤에 손자의 영상전화를 받았다.
김해에 들어설 때쯤 하늘은 먹구름을 삼키고 있었다.
송홧가루로 덮인 차를 새로 단장하고 뷔페식당에서 저녁까지 해결하고 저녁 7시가 조금 넘은 시간 귀가했다.
집에 들어와 남편에게 피곤한 몸 한 잔술에 편히 잘 수 있도록 간단한 술상을 차려드렸다.
'울 남편 올도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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