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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 잼

건강미인조폭 2022. 6. 1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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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구포역을 다녀오니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는 건 커다란 택배 상자였다.

살펴보니 아들 직장 선배 박사님이 보내주신 오디 열매였다.

 

양이 많아 어찌하나 고민하다 빵을 좋아하는 아들 며느리를 위해 쨈을 하기로 했다.

 

양만큼의 오디와 설탕을 1:1로 넣는다고 컴에는 나와 있지만, 오디와 설탕을 1 : 3/4으로 했다.

 

꼭지를 하나씩 떼려니 손가락이 아팠고 가위로 자르려니 양이 너무 많았다.

 

퇴근해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은 깨끗하게 씻어서 그냥 해도 된다.’라고 훈수를 두었다.

 

그 말에 그럼 그냥 하지 뭐.’ 하며 꼭지 데는 것을 포기하고 커다란 솥에 오디와 설탕을 부으며 주방 한쪽에 두고 왔다 갔다 하며 설탕이 녹도록 저어주었다.

적당하게 녹을 무렵 도깨비방망이를 사용 안 하고 절구를 활용해 설탕 먹은 오디를 살짝 빻아 준비했다. 왜냐면 오디 원형 보다 빻으면 빨리 조릴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오디 모양이 절구에 의해 빻아지기는 했어도 길쭉한 오디의 모양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걸 불에 올려 저어주었다. 주방에서 졸이다가 다리가 아파 거실 가운데 신문지를 펼쳐놓고 야외용 가스렌즈에서 저어가며 한 시간 반가량을 졸여 오디 잼을 완성했다.

 

살짝 팔도 어깨도 아프고 몸이 비틀어지기까지 했다. 그 말은 양이 많아 몸살이 날 정도였다.

 

암튼 집 안 구석구석은 오디 잼 졸이는 냄새로 가득했다.

오디 양이 반으로 줄쯤 걸쭉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 가스를 끄고 시원한 곳으로 옮겨 다음 날 아침까지 식혀 준비한 빈 병에 담아냈다.

 

완성된 잼을 보며 아들 며느리가 맛있게 먹을 생각에 아팠던 팔과 어깨는 감쪽같이 사라진 아침이었다.

 

토스트 기에 살짝 구워낸 빵에 잼을 발라 남편에게 전했다.

 

안 달아요?’ 물으니 적당히 달고 맛있네!’ 해주었다.

 

그 소리에 피로가 싹 가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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