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비바람 속에 주룩주룩 내리는 빗줄기에 창원서 넘어서며 집에 도착하니 현관 앞에서 쥔장을 기다리는 작은 상자.
단호박 상자였다. 주소지를 보니 남해서 보낸 마늘이었다.
이런~! 남해 아우가 보낸 것이다.
지난해부터 안 보내기로 했는데 어찌 또 보내나 싶어 전화를 걸었다.
‘경심아 웬 마늘~! 안 보내기로 했잖아. 돕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서 얻어먹는 건 아니지~!
형부 알면 또 뭐라 할 텐데~, 잘 먹을게’
‘언냐~! 마늘값이 비싸지기 전에 조금 보냈다. 내년부터 정말 안 보낼게, 잘 먹어’
봉사활동을 통해 알고 지낸 지 20년은 넘은 듯한, 남해 갑실/경심 부부~
부모님 돌아가시고 소일거리 농사 조금 짓는다, 했는데 늘 나눠주고 뭘 먹는지?,
그저 앉아서 얻어먹어 미안한 마음뿐이다.
저녁 안전요원 일을 마치고 밤 10시 귀가하니, 까놓은 마늘이 식탁에 놓여있었다.
‘마누라 없어 심심해서 깠어요.’ 라고 남편은 말했다.
난 ‘어머 고마워라.’ 하며 속말을 했다. ‘늘 심심해도 괜찮아요.’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