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작품, 여행(남편산행)

경운산 378m, 7/16

건강미인조폭 2022. 7. 16. 14:58

716

이른 아침 550,

남편의 전화 소리에 잠이 깼다.

친구와 산에 가자는 전화였다.

 

그 소리에 잠이 깬 나는 허리통증 완화를 위해 산에 오르고 싶었다.

남편은 나를 위해 친구와의 약속을 깨고 나를 택해주었다.

미안한 마음에 친구와 가라고 해보았지만, 모처럼 가는 산이기에 나를 데려가 주었다.

 

경운산은 낮지만, 악산이라 불리는 곳이다.

또한, 오르는 길이 여러 곳이 있으며 오늘은 완만한 경사길로 남편은 안내해주었다.

 

아침 65, 집을 나서며 경운산 입구에서 나를 반기는 건 모기떼들이었다.

 

앞서가는 남편 손에는 모기퇴치용 나뭇가지가 들려있었다.

 

나무숲 길의 습한 더위에 모기가 서식하기에 적합했을 것이다.

더욱이 내 몸은 땀으로 범벅이가 된 상태로 원하지 않은 모기떼들의 수혈대상이 되었다.

 

내 발 폭에 맞춰 걸어가는 남편은 편백들이 잘 자라는 걸 보며 앞으로 십 년 뒤에는 무성하게 자라겠다.’ 했다.

 

하며, 나무 지지대로 동여맸던 노끈들을 풀어주기도 했다.

제법 자란 편백들은 나무 틈을 조이고 있어 노끈들을 풀어주는 착한 등산객이었다.

 

경운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내외동은 이른 아침, 안개인지? 비를 뿌리려 하는지? 뿌옇게 보였다.

 

지난 11월에 다녀갔을 때는 낙엽이 갈려있던 곳에 멍석을 깔아주어 푹신했다.

 

조심스레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주변 농장에는 수줍은 듯, 노란빛 호박꽃의 아름다운 미소로 아침을 맞으며 내려올 수 있었다.

뉘 집 식탁에 오를지 모르지만, 여러 개의 호박이 주렁주렁 달려있기도 했다.

 

무난한 길의 산행을 마치고 집에 도착 시각은 오전 830분 경이었다.

 

긴 팔의 복장을 했음에도 샤워 마친 내 몸은 모기떼들의 수혈 자국만이 볼그레 남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