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나의 일상

방아쇠 수지 증후군-좌측

건강미인조폭 2023. 2. 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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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산에 다녀온 피로를 병원에서 풀기로 하고 병원을 찾았다.

오늘은 좌측 손가락 수술을 한다.

왼쪽 가운뎃손가락에 찾아온 방아쇠 수지 증후군, 수술하기 위해서다. 지난주에 우측 손을 했기에 무덤덤하게 입원하기로 했다.

 

지난번 우측 손을 할 당시 링거를 손목 부분에 바늘을 꽂아 병원 생활이 불편하여 팔 위로해달라 했지만, 팔도 긴장을 했던지 바늘은 팔 뒤쪽에 꽂아 이번에는 탁자에 올리기가 약간은 불편했지만 감수하기로 했다.

 

해서, 피 검사를 위해 간호사는 발등으로 합시다.’ 했다. 순간 소름이 끼쳤다. 아마도 겁이 난 듯했다.

우여곡절 끝에 발등을 헤매던 간호사는 실수로 두 번 만에 성공, 난 매우 아팠다.

 

그렇게 좌측 손도 수술을 받고 병실에서의 소리는 들렸지만 내 팔은 마취로 해롱해롱, 덜렁덜렁했다.

겁도 나고 무섭기도 했다.

 

늦은 밤은 내겐 더욱 까맣게 느껴지면 손가락 수술이 잘 되었기를 바라는 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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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의 마취에서 지난밤을 보내며 4인 병실 환자들의 입원한 이유를 듣게 되었다.

여자들이 한 명도 아니고 네 명이니 얼마나 할 말이 많았을까.

조용히 누워 들을 수 있었다.

 

86세의 환자는 동갑의 점잖은 남편이 2년 전쯤 치매가 찾아오며 난폭하게 변하며 툭하면 구타로 허리를 다쳐 입원하고,

57세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 협심증 수술 후, 최근 갑자기 30kg 체중이 불어나며 허리가 더욱 아파 걷지도 못하게 되어 이곳 병원을 찾았고,

51세의 환자는 구정 이틀 전 김해 장을 보러 가는 경전철에서 모르는 남자에게 폭행을 당해 갈비뼈 4대가 금이 가서 입원 중이었다.

 

사연도 다양했지만, 구타나 폭행은 이해하기가 힘들고, 있었어도 안 되는 것이었다.

 

86세 환자는 커튼 속에서 자신을 숨기려는 듯 책을 보셨다. 남편의 이해 되지 않는 장면을 잊으려고 문제를 푼다고 해다. 연세 같지 않게 정정하신 분이셨다.

57세는 잠시도 앉아있지를 못한다. 생활을 누워서만 하기에 잠자는 모습만 본 것 같다. 밥 먹는 시간 외에는 누워서 생활한다. 나름 걸어보려고 애쓰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막내인 환자는 폭행 당시가 자꾸 떠올라 악몽에 시달리며 그 시간을 잊도록 자녀로부터 컴에서 다운받은 영화로 핸드폰 영화로 시간을 보낸다. 가해자를 추적 중이라고 했다.

 

 

2월 8일

병원 생활 중에도 난 노트북으로 생활일기를 써가며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들과 갇힌 듯이 23일을 생활하며 퇴원 후 2주간은 양 손바닥에 거즈를 붙인 상태로 불편하게 생활을 해야 한다.

 

지난주 입원했던 53인실 505호에 입원하기를 원했지만, 환자들이 없어 5층은 운영 안 할 듯 간호사실이 가까운 33인실은 빈 병실이 없어 4인실로 배치되었다. 나쁘지 않았다.

 

병실 환자들은 기독교인들의 숙소인듯했다. 아마도 각자 소문을 듣고 같은 병실에 입원한 듯 보였다.

종교가 달라 그들의 행동이 조금 불편함을 느꼈지만, 피아노 강사인 50대 초반의 막내로 평온하기도 했다.

 

우측 손은 이번 주말에 실밥을 뽑지만, 좌측은 다음 주말이나 실밥을 뽑는다.

그럴 때까지는 물이 들어가면 안 되기에 생활에 불편함은 남편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다.

 

퇴원해 집에 돌아오니 23일간의 주방은 그나마 깨끗했다. 우선 남편에게 감사했다.

 

, 23일 먹은 병원 밥은 맛집이 아닌 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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