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
제천에서 돌아와 수영장을 찾으니 샤워 중에 내 다리에 멍든 걸 보고 모두가 한마디씩 했다.
‘지연아 니 다리가 와일로~~???’ 인사를 당연히 받을 줄 알았다.
굵고 긴 다리 절반 이상이 까맣고 시퍼렇고 까지고 멍이 들었으니.......ㅂㄲㅂㄲ
결국, 멍든 다리로 수영, 쉽지 않았다.
쩔뚝거리며 걷다가 바로 걷다, 막말로 쇼를 하며 걷는다.
누구랄 것도 없이 정해진 것도 아닌데 오늘은 금순 형님이 국밥을 사신다고 했다.
난 수영 마치고 휴게실에서 먹을 안동기지 떡을 국밥집 디저트로 가져오게 되었다.
형님들의 사랑으로 국밥도 작지만 기지 떡까지도 하하 호호 속에 맛있게 먹었다.
국밥집을 빠져나와 급식 봉사활동을 하는 까닭에 보건증은 일 년에 한 번씩 급식소에 제출해야 했다.
일주일 전에 검사한 보건증을 찾으러 보건소로 갔지만, 전국체전으로 마라톤 관계로 도로 체증 심했다. 그냥 당구장으로 향했다.
김해노인종합복지관 2층 강당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간, 실버 아카데미 교양강좌와 노래강좌를 갖는다.
오늘은 장애인식개선교육 강좌로 서부 장애인 종합복지관의 송명준 과장이 해주었다.
국가위원회의 차별결과조사를 토대로 60분의 강의를 마쳤다.
강의를 듣고 다시 당구장을 찾았다.
아픈 다리로 포켓볼 개인 강습을 받았다.
알아듣도록 쉽게 알려주었지만 배우는 건 쉽지 않았다.
당구장 친구는 바다낚시로 잡은 물고기를 전해주었다.
새끼 농어, 새끼 고등어, 학꽁치, 모래무지, 새끼 돔 등 다양한 생선을 전해주었다.
사실 놓아주어야 할 작은 것들이다.
내 손에까지 전해진 거 어쩌겠는가? 고민하다 그나마 조금 큰 건 구워 먹을 생각에 따로 빼놓고 작은 것들은 그냥 튀기기로 했다.
물고기들은 남편에 의해 손질되어 튀김옷을 입혀 저녁상에 올렸다.
튀긴 생선이 저녁 밥상을 진수성찬으로 만들었다.
이유 불문, 맛있게 먹는 중에 복지관 형님이 우리 아파트 밑에서 전화를 주셨다. 잘 되었다 하고 따로 빼놓은 생선을 들고 나갔다.
형님은 뜬구름같이 친구들과 나눠 먹기 위해 맞춘 약밥을 떡 좋아하는 나를 생각해 가져오셨다.
떡 한 조각 가져오시는 게 부끄러우셨던 걸까? 형님 부부가 드시기 위해 장만해두며 한 통씩 꺼내 드신다는 반찬통에 얌전히 양념해둔 갈비도 함께 전해주셨다.
어쩜 좋아~~!!!
친구에게 얻어서 내려간 생선이 부끄러웠다.
형님은 ‘영감하고 매운탕 끓여 먹어야겠다.’ 하셨다. 형님 연세는 85세다.
약밥도 생각해주심이 감사한대 형님 내외분이 드실 양념갈비가 받고도 그냥 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