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나의 일상 954

퇴원하고 입원하고

1월 23일 병실을 함께 쓰는 옆 환자는 코골이가 천둥 같았다. 비 온다는 일기예보 탓인지 허리통증은 더 나댔다. 새벽 4시 오빠의 진통제 맞으며 깬 잠은 더 이상 오지 않았다. 고요가 흐르는 긴 복도 통로를 성큼성큼 걸었다. 많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대기실에 앉아 정적을 깨며 티브이도 켜봤지만, 허리통증은 나아지지 않았다. 다시 복도를 걸으며 '너 없으면 불안하다'라는 오빠를 위해 병실도 들여다보고 다시 돌고 800여 걸음을 걷고는 커피를 타서 마시며 오빠 옆을 지켰다. 날은 좀처럼 밝아지지를 않았다. 이곳을 퇴원하고 지샘병원으로 옮기고 오후에 김해에 내려갈 예정으로 가방을 싸고 아침 미음을 드신 오빠에게 오늘 가면 며칠 있어야 하니 5분만 기운 내고 머리부터 닦아 줄게. 싫다고 손사래를 쳤다. 오..

귀마개

1월 22일 밤사이 종이컵으로 2컵 반 정도와 환자용 음료 반 컵을 마셨다. 오빤 몸속의 염증 탓인지 미열이 잦았다. 그럴 때마다 몸을 닦으라고 깨웠다. 2인실은 옆 환자는 지진이 날듯 코를 골았다. 다행히 간호사실에서 귀마개를 얻을 수 있었다. 그래도 잠들기가 어려웠다. 정상인이 이런데 오빤 어떨까 싶다. 난 몸살이 난 듯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 오빠 는 나만 보면 닦아 달라지만 점점 뻔뻔해진다, 며 이곳저곳 닦아달라고 난 자꾸 꾀가 생긴다. 오빠 피해 복도를 서성거리게 된다. 이곳 병원에서 더 이상 치료가 어렵다 며 요양병원을 추천했다. 그중에 오빠 집 부근에 있는 지샘병원도 있어 그곳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오빤 더 움직임이 작아졌다. 이러면 안 되는데 우리 오빠가 왜 저리되어 는 지, 마음이 너무..

피곤해, 격리실

1월 21일 병원 응급실서 새날을 맞았다. 밖에서 4시간을 떨며 지난 밤 10시 응급실 실내로 들어오니 뜻하지 않게 열이 38°나 되었다. 이상해서 잠시 후 또 쟀다. 37.6° 몸에 염증 탓이겠지 하고 한 시간여를 잔 뒤 다시 재니 혈압도 체온도 정상이었다. 코로나는 검사했지만, 고열로 격리실에 입원했다. 티브이 뉴스에서 보던 격리실이었다. 이 밤은 의자에서 날을 새지 않아도 되었다. 2시에 잠은 4시에 통증으로 깨었다. 이 밤도 편한 잠은 잘 수 없었다. 응급실서 새벽 2시에 뉴스서 보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싸맨 간호사들이 격리실로 우릴 이동해서 체온이 37.6° 나온 이유로~ 물론 체온은 30분도 안 돼서 정상이지만~ 잠시 열이 올랐던 이유로 응급실에서부터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격리실 이동 후..

응급실 대기 환자 복잡

1월 20일 아침이 밝았지만 꿈인지 아침인지 그냥 멍한 아침을 맞았다. 오빤 눈만 뜨면 마시지를 원했다. 약간의 미열이 나왔지만, 병실도 더웠다. 지난밤도 물수건 마사지를 해드리며 보낸 탓에 멍한 아침을 맞게 되었다. CT 결과가 나왔다. 스텐트를 빼야 할 것 같단다. 결국, 시술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가기로 했다. 사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고종사촌까지 오빠 건강안부전화가 쇄도했다. 난 허리통증 물리치료를 금요일까지 받으려 했지만, 그것부터 취소하고 오빠의 퇴원을 도왔다. 내일은 오빠의 작은아들이 이사하는 날로 공장에 있어야 할 큰아들이 운행해주었다. 병원 가는 자네에 서도 오빤 큰조카에게 '네 고모 다시 봤다. 날 돌보는데 실은 내색 없이 편하게 해주는데 고모 같은 간병인을 이틀만 불러라' 했다...

더위를 물수건으로 식히며

1월 19일 새벽부터 덥다 춥다를 반복했다. 추우면 이불을 덮으면 되었지만 더우면 물수건으로 온몸을 닦아 달라셨다. 두 번까지는 버티지만, 허리통증으로 세 번은 힘이 들었다. 오빠지만 꾀가 생기려 했다. 공장 이전에 도움을 줄 용국이 오빠가 왔다. 친구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문병을 온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난 허리통증으로 버티기가 힘들어 물리치료를 받기 위해서 올케를 불렀다. 하지만 오빤 제수씨한테도 오빠의 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했다. 오히려 불렀다고 원망했다. 올케는 밥을 못 먹는다며 나를 위해 주꾸미 볶음을 사 왔다. 매웠지만, 조카들보다 나은 점이 이런 것이었다. 그렇게 올케는 갔고 오빤 여전히 잠만 잤다. 퇴근 시간 무렵 담당과장은 CT 결과를 들고 왔다. 결과가 슬펐다. 저녁 식사시..

손주 사진에 편안함 찾고.

1월 18일통증으로 잠 한숨 못 자고 진통제를 맞는 오빠를 지켰던 지난밤은 내겐 악몽이었다. 새벽 1~2시경 시간은 모르지만, 언제 며느리가 보낸 사진인지 손주 사진을 보며 오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편안해지셨다. 음식 먹거리 이야기는 절대 하지 말자며 아침에 죽과 공깃밥이 나왔지만, 병간호를 위해서 염치없이 꾸역꾸역 혼자 밥을 먹어댔다. 그리곤 커피까지 마셨다. '오빠 밥 다 먹어서 힘 있을 때 씻어줄게' 난 넉살을 떨었다. 두 장의 수건을 뜨끈하게 적셔 머리부터 발끝까지 닦고 보디로션을 바르고~ '네 덕에 호사한다.' 오빠의 최대 칭찬이다. 등줄기에 땀을 커피를 또 마시며 잠시 쉬었다. 담당과장은 영면 동의서는 오간 데 없고 CT를 다시 찍어 보자고 한 뒤 다녀가고 아이러니한 표정을 짓고 회진을 마쳤..

동생 가족 문병

1월 17일여는 때와 같았다.밤새 통증 주사 2번 맞고 잠 깨면 수면제 먹고~ 아침에 눈을 떠서 덥다며 물수건 부채질을 해달라셨다. 젖은 수건으로 이리저리 흔들어 드리곤 물수건으로 온몸을 닦고 보디로션을 듬뿍 발라드렸다. 기분이 좋다며 동생이 해주는 게 신기한 듯 되묻기도 했다. '어디서 이렇게 배웠니! 고맙다.' 오빤 뜻밖에 꽈배기와 곰보빵이 먹고 싶다 했다. 이온 음료, 컵라면에 부드러운 육포까지~~식욕이 살아나는 걸까, 하면서도 먹고 싶다는데 마음이 바빴다. 잠시 후, 정신이 있을 때 가족이 다녀가는 게 좋겠다 싶어 동생 가족을 불렀다. 마침 다음 달 결혼하는 조카 딸내미의 주방 살림이 들어간다며 지나는 길에 문병을 온다고 했다.  올케에게 오빠가 먹고 싶다는 품목을 전달했다. 법무사사무실에서 근무..

휠체어에 기대

1월 16일 전기장판에 의존하면 잔 새집은 추웠다. 해서 잠이 깨신 듯, 새벽 1시 40분 부스럭 소리에 나도 잠이 깨어 담즙 주머니를 비워드렸다. 그길로 든 잠은 새벽 5시에 깨고 다시 7시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힘없는 오빠 보일러가 커져 있지 않음을 알아내곤 담즙 주머니를 또 비었다. 아침도 거르고 환자용 음료를 간신히 마셨다. 어제 코로나 검사결과는 음성이어서 입원 가능하다는 문자를 받고 작은아들에게 전화해 바쁘게 입원하러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 도착 후 기운이 빠져 휠체어에 몸을 의지했다. 주말, 병실은 다인실에서 쉴 수밖에 없었다. 월요일 2인실이 나오는 데로 옮기기로 하고 1115호에 안정을 취했다. 입원절차는 급히 이뤄졌고 담당과장이 찾아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했다. 오빠 공장을 돌봐주는 ..

조카며느리 출산

1월 15일 오빤 밤새 3번의 통증 주사를 맞았다. 새벽 6시에는 추위를 견디기 힘들어했다. 덮고 덮고 또 덥고 오빠의 코트까지 덮었다. 무거울 텐데도 추위가 우선이었다. 삼십여 분이 지나자 '무겁다' 추위는 호전된듯했다. 이런 상태에 퇴원해도 되는지 아이러니할 뿐이다. 잠시 후, 간호사는 내게 담즙 주머니 관리방법을 알려주었다. 오빠의 큰손자 탄생 소식에 사진이 전송되었다. 손자 사진을 보던 오빠는 ‘호중(큰아들) 닮았구나, 며느리는 건강하다느냐.’ 했다. 그리곤 바로 퇴원 준비를 했다. 삼성서울병원을 퇴원하며 집에서는 영양공급이 어려워 집 주변병원에서 입원하기로 했지만 72시간 이내에 코로나검사결과가 있어야 했다. 할 수 없이 지샘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하고 집에서 연락을 기다리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봉사활동을 통해 배웠어

1월 14일 십이지장이 막혀 간 수치가 올라간다. 관을 뚫어서 담즙을 빼며 황달을 잡는다? 새벽 1시, 3시 30분, 4시 30분, 6시, 6시 30분 결국, 완전한 아침은 7시 10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고 7시 30분 아침 식사가 전달되었다. 식사가 고통스러운 오빤 먹기 위한 의욕을 보이며 한참을 식판과 눈싸움하다가 2/5 정도의 죽을 드셨다, 다행이다. 식사를 마치고 두 장의 수건을 뜨거운 물로 적셔 세수해드리고 머리마사지도 하고 팔과 다리까지 닦아서 보디로션 발라드리고 발바닥도 물수건으로 닦아 각질제를 발라드려 건조한 피부를 촉촉하게 해드렸다. 면도는 안 해봐서 못하는데, 하면 좋겠네~ 했더니 잠시 쉬더니 직접 면도도 했다. '이런 건 어디서 배웠니?' 만족하다는 오빠의 표현이다. ‘적십자 목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