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1468

경운산 378m

12월 24일 강추위가 낮부터 풀린다고 했다. 11월 중반까지 가던 산행을 남편과 다시 하기로 했다. 운동량이 적어 추위가 풀리기를 기다리다 추워도 가보자고 하던 차였다. 날이 풀려 다행이었다. 오전 8시가 될 때쯤, 집을 나섰다. 가볍게 눈이 날렸다. 오전 차가운 날씨는 장갑을 끼었지만, 손끝이 베이는 듯한 시림을 느끼게 했다. 추위에 오르는 산중 바닥은 꽝꽝 얼어있었으며 얼음판을 보기도 했다. 미끄럼 주의를 하며 손끝은 시림도 참고 간간이 떨어지는 눈발로 얼굴은 시원하게 맞아주었다. 남편은 언제나처럼 내 보폭을 맞춰주었다. 흐린다던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눈발이 날리며 움츠린 어깨를 펼 수 있게 따듯해졌다. 준비한 텀블러의 100도의 물은 산에 오르자 44도까지 떨어져 마시기 적당하게 되었다. 정상 넘어..

동짓날

12월 22일 복지관 급식 봉사자 부족이라는 소리에 급식 지원하러 가야 하기에 선지사 동지기도에 참석을 못 했다. 아쉽지만, 급식 지원을 마치고 선지사도 갔고 초파일은 아니지만, 두 군데 선원도 찾았다. 수영장 회원이 다니는 선원이기에 큰 행사에는 세 곳을 찾곤 한다. 김해 주촌면에 오백나한을 모신 선지사(주지 원천스님)를 찾았다. 전헌협 회장이라는 이유로 자주 선지사를 찾지 못해 큰 스님과 큰 보살에게 늘 미안했다. 법당에 들어가 기도하며 오백나한님 명호도 읽었다. 법당을 내려와 찾은 종무소에서 적십자봉사원도 만나 큰 보살과 신도 간에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며 내년에는 자주 찾게 되는 선약을 하고 찬바람을 피해 귀가했다. 선지사에서 담아주신 동지 팥떡과 동지팥죽은 저녁 남편 밥상에 올려주었다. 믿거나 ..

서울행에 몸을 싣고 다녀오며

12월 10일 이른 아침 남편의 배웅을 받으며 구포에서 06시 40분 서울행 ITX 기차에 몸을 실었다. 서울 합정역 부근 신한play 스퀘어 라이브홀에서 혈액관리본부에서 진행하는 '다회헌혈자 감사문화행사 피로연 헌혈로 이어진 만남' 행사에 추가 당첨(당첨자1+1동행인)으로 다녀오게 되었다.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모두 지우기 위해 덜컹거리는 기차에서 잠시 잠을 청했지만 빨리 시간이 흐르기만 바랬다. 창밖은 뿌옇게 안개로 덮여 있었다. 대구까지 떴다. 감았다를 반복하며 날이 맑아지는 걸 볼 수 있었다. 가수 진 성의 '기도합니다'라는 노래를 블루투스를 통해 반복해서 들으며 갔다. 낮 기온이 따듯할 듯, 짙은 안개는 구미 부근에서 08시 되어서야 앞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서울에서의 이번 일정은 춥..

복지관

12월 7일 오랜만에 복지관을 찾았다. 헌혈 행사장 다니며 돌아와 김장까지 한 나는 몸살기가 있지만, 복지관에 가야 했다. 이런저런 행사 등의 이유로 지난달 13일에 다녀오고 가지 못했다. 늘 봉사원이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받지만 돕지 못해 맘이 무거웠다. 얼마 만에 찾은 곳인지 연변 아지매 최 염 이가 반가워했다. 칠십 대 후반의 두 형님도 나를 반겨주셨다. 반가움도 잠시 각자 맡은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며 다음 주 목요일을 기약했다. 감기조차 없이 이 겨울을 건강하게 보내시길 소리 없이 바라도 본다.

영등포 가는 길

11월 30일 헌혈 봉사 행사에 참여를 위해 기차를 타야 했다. 남편의 배웅을 받으며 헌혈봉사회원과 진영서 영등포로 가야 했다. 함께 기차 타고 가는 봉사원 주연이는 평소 시외버스를 이용하던 그녀는 기차가 생소한 듯, 행복해했다. ‘어머나 편안해요. 승객들이 없네요. 정수기는 어딨어요. 화장실은요?’ 궁금한 게 많은 오십 대 아지매다. 주연이가 준비한 쑥떡은 일회용 장갑까지 준비해 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동그랗게 뭉쳐 콩가루를 묻혔다. 아지매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귤과 떡, 샌드위치, 과자 등 먹을거리가 풍부했다. 4시간여를 수다 속 간식을 먹으며 영등포역에 도착했다. 영등포역에는 예정대로 듬직한 친정 조카가 나와 있었다. 동생 집에 도착해 예정대로 양고기꼬치 실내포차로 안내를 받으며 양고기꼬치와 양고..

제주도 가족 여행 11월 16~19일

11월 16일 이맘때 즘이면 아들이 일정을 잡아 여행을 가곤 했다. 바로 오늘이 그날이다. 지금은 며느리와 손자까지 있어 더 행복한 여행이 된다. 지난해 제주여행은 손자가 아파, 손자의 제주대학병원 응급실을 다니며 호텔 생활만 했었다. 오늘, 김해출발 즈음에 바람을 동반한 비가 몹시 내렸다. 김해경전철을 이용하며 공항에 도착했다. 비와 바람이 부는 가운데 대기실에서 설렘은 비행기 ‘지연’이라는 안내 방송에 몸의 비틀림의 지겨움이 생겼다. 어묵꼬치를 먹으며 기다리다 안내 방송 때문에 30분 만에 출발했다. 하늘을 나는 동안 비행기는 바람에 의해 상당히 흔들렸고 스튜어디스 역시 비행기 흔들림으로 음료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다. 지연, 흔들림의 지연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제주에 도착해 아들 가족과 만났다. ..

복지관 – 친구 구본만

11월 13일 수영을 마치고 복지관으로 향했다. 복지관은 최근 들어 개인 봉사자가 한 명 두 명 빠지며 입구에 들어서며 내부의 공기는 낯섦이 차가운 겨울 같이 느껴진다. 가까이 지내던 봉사원들이 그만두며 점점 감소한 까닭일 것이다. 그런데도 난 시간을 죽이기 위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이곳을 찾는다. 낯선 이들 틈에 언제나 반기는 연변댁이 있다. 우여곡절 끝에 김해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며 이곳에 정해진 날에 봉사를 들어오곤 하는 조선족 개인 봉사자이다. 그녀는 외로움을 이곳에서 만난 봉사자들과 즐거움을 나누는 낙으로 이곳에서 늘 해맑은 미소로 나를 반기고 있다. 요리가 완성되자 봉사원들은 거동이 불편한 분들께 가져다드리는 24개의 재가 도시락을 준비하고 배식 조와 설거지 조로 나뉘며 앞치마와 장갑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