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1435

경운산 378m, 2/18

2월 18일 일요일, 남편과 경운산에 오르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새벽 4시경 잠이든 듯, 산에 오르는 길이 자신 없었다. 간혹 잠을 자고 싶을 땐 소주에 의지하기도 했다. 지난밤에도 03시 넘어 한잔 마시고 잠이 들어 아마도 코까지 골며 깊은 잠을 잠시라도 잘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를 위해 남편이 동행해주는 것에 감사하며 귀찮아도 가야 했기에 꼼지락거리며 08시 10분경 집을 나서게 되었다. 고개를 들지 않고 땅만을 응시하며 걸었다. 산에 오르는 동안은 스틱에 의지할 뿐 허리가 아픈 관계로 일어나기가 힘든 상태기에 결코, 바닥에 앉지 않는다. 아마도 허리 아픈 사람이라면 그 느낌을 알 것이다. 오늘도 남편에 의해 몇 장의 사진이 남겨졌다. 이곳 평상에서 한번 앉아 잠시 ..

경운산 378m, 2/16

2월 16일 오전 복지관 마칠 때쯤 남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 산에 갑시다.’ ‘아~ 예 당구 연습 좀 하려 했는데 알았어요. 2시까지 갈게요.’ 그렇게 집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남편 뒤를 따른다. 남편은 늘 그랬듯이 나를 위한 스틱과 물 한 병, 과일을 챙긴다. 난 오늘이 마지막인 듯 산에 오른다. 그리고 남편에게 주문했다. ‘마지막 산행일 수도 있으니 사진 부탁해요.’라고... 그제 내린 비로 산에 오르는 길은 찹찹하니 걷기도 좋았다. 따듯한 날씨는 야간은 서늘한 느낌이었지만 비상 옷을 허리에 두르고 남편이 안내하는 대로 바닥을 보고 스틱에 의존하며 따랐다. 어디선가 딱따구리가 따르르르 울어대고 몇 마리에 까마귀가 깍깍거리며 울어댔다. 딱따구리는 보호색을 띤 듯 소나무 부근에서 소리만 들..

여행 중 안동 산소 찾아

1월 31일 아들 며느리의 초대를 받고 생일상을 준비한 아들 내외가 고마웠지만, 특히 며느리가 고마웠다. 우선 생일케이크는 아이스크림이어서 얼린 상태로 보관하고 안동까지 가져갔다. 산소 갈 음식이 준비되지 않아 먹기 전 소고기 산적을 대신해서 소고기 한 점을 크게 먼저 구워 가져오기도 했다. 안동 떡집에 맞춘 기지 떡, 아들 집 냉장고에 있는 예쁜 과일을 골라 오고 포 대신해서 마른오징어를 가져왔다. 남편은 그냥 포와 술만 있으면 된다고 했지만, 그래도 아들 집에 있는 것이기에 산소에 가져가고 싶었다. 날씨는 겨울답지 않게 따듯했다. 떡을 찾아 겨울답지 않은 따듯한 날씨에 차를 아래에 두고 산소까지 1km가량을 걸어가기로 했다. 남향으로 햇볕이 내리쬐는 따듯한 곳에 모셨다. 우여곡절 끝에 장만한 약간의 ..

공주 동학사, 공주 산성 관광

1월 30일 손주를 등원시키고 남편과 공주 동학사를 여행하기로 했다. 떨어지려 하지 않았지만, 어린이집 선생님의 탁월한 통솔력으로 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아들은 간식거리를 챙겨주며 하원 하는 오후 4시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세종에서 공주는 20분 정도의 거리로 내비게이션에 도움으로 09시 25분 동학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따듯한 날씨였지만 계룡산자락이어서인지 싸늘했고 그런데도 등산객들도 듬성듬성 보이기도 했다. 준비 없이 찾은 관광 길은 평상복이기에 우리는 에이는듯한 추위를 견뎌야 했다. 동학사 가는 길에 크고 작은 여러 개의 암자를 볼 수 있었다. 동학사는 대한불교조계종 비구니 사찰로 대웅전에는 삼존불로 아미타불, 석가모니불, 약사유리광여래불이 모셔져 있었다. 산자락을 따라 오르는 길은 귀를 에..

경운산 378m, 1/28

1월 28일 다시 찾아온 허리협착증으로 고생 중이다. 물론, 병원서 CT 촬영도 하고 X레이도 찍은 결과 약 처방도 받아 복용 중이다. 병원에서는 수영을 권하지만, 수영도 수영장 공사로 쉬고 딱히 하는 운동은 없다. 그런데도 산에 오르고 싶었다. 마침 일요일 남편과 오전 7시 30분 집을 나서며 남편이 건네주는 양손에는 스틱을 잡고 조심스럽게 한발씩 내디디며 산에 올랐다. 정상을 향해 오를 때는 풀린 날씨 탓인지 덥다는 느낌에 옷을 한 꺼풀 벗겨내듯 겉옷을 벗고 널찍한 평상이 있는 곳에 도착하자 에이는듯한 찬바람이 우리를 맞았다. 다시 겉옷을 챙겨입고 몇 걸음 옮기자 남편은 ‘여보 너무 추운데 당신 괜찮겠어?’ 했다. ‘네’라고 말하며 ‘언제 올지 모르는데 마지막일 수도 있어 그냥 오르렵니다.’ 했다. ..

복지관

1월 25일 아침 시간, 에어프라이어에 고구마를 구웠다. 수영장을 안 가니 시간이 많이 남는 것 같아 별걸 다 해본다. 그냥 삶는 것보다 오래 걸려 권하고 싶지 않은 전자제품이다. 그래도 삼겹살 구울 땐 기름이 튀지 않으니 추천이다. 복지관 가는 날로 고구마 두 개를 먹고 복지관으로 향했다. 마스크로부터 해방이 되었지만, 복지관은 위생상 써야 했다. 최근 개인 봉사를 들어온 봉사자가 알 듯 말 듯했다. 잠시 쉬는 커피타임에 그녀는 내게 말을 걸었다. ‘언니! 요즘도 배구 경기를 하세요?’ ‘저를 아세요?’ ‘그럼요. 문화체육관에서 언니는 날아다니듯 배구를 하시고 저는 배드민턴을 쳤어요. 언니는 저를 모를 수 있어요.’ ‘아~!’ 함께 체육관에서 운동했다면 10년도 훨씬 더 된 사람이었다. 커피를 마시며 ..

복지관 당구(포켓볼)

1월 22일 복지관에서 갈치찜을 중심으로 급식 봉사를 마치고 당구장으로 향했다. 지난 19일에 이곳에 다녀간 뒤로 두 번째 찾았다. 당구장에서 포켓볼을 연습하는 분들은 연령대가 높은 편으로 난 젊은 측의 느낌을 받았다. 당구대도 잡을 줄 모르고 공도 칠 줄 모르는 나에게 편을 갈라 시합하는 한쪽으로 당구대를 주었다. 이런 난감할 때가............ 그래도 폼이 나온다며 이렇게 하면 된다, 저렇게 하면 된다, 알려주었다. 그냥 설렘을 갖고 인생도 당구도 선배인 그분들의 지시에 따라 일단 배워보련다.

경운산 378m, 1/21

1월 21일 오후 3시경 남편과 겨울답지 않은 영상의 따듯한 날씨, 20여 일 만에 경운산에 다시 오를 수 있었다. 행여나 추울까, 단단히 챙겨 옷깃까지 올려 추위를 막아 보려 준비했지만, 겉옷을 벗어야 했다. 운동 안 한 탓에 산에 오르는 길은 배 둘레만 두둑~~ 힘겨웠다. 얼마나 올랐을까, 경운산은 나그네인 우리에게 소나무 향으로 맞이했다. 소나무 향내는 오르는 동안 심호흡으로 충분히 마시며 안정을 찾도록 했다. 어제까지 내린 비로 촉촉해진 바닥으로 먼지 없이 등산하기에 아주 좋았다. 중턱쯤에서는 까마귀 떼들은 깍~ 깍~ 내뱉는 소리에 선물 같은 좋은 기운을 받으며 짧아진 시간에 어둠이 깔리기 전에 내려와야 하기에 전망대까지만 오르고 다시 되돌아 내려왔다. 오늘도 남편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