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나의 일상 954

무지개

7월 4일 장마철답게 비는 오락가락~ 아침부터 김치전이 먹고 싶어 참치통조림의 기름을 짜내고 김치 송송 썰어 두 개의 프라이팬을 데워가며 구워댔다. 웬일로 남편도 맛있게 먹어주었다. 오후 시간, 무지개가 떴다며 지인으로부터 사진이 날아들었다. 참 오랜만에 무지개를 보는듯했다. 사진 받고 창밖 하늘을 보며 무지개를 찾았지만, 잠시 비는 또 우르릉 쾅쾅거리며 부어댔다. 깊은 밤 요란한 비는 조용했다.

푸른 초원 장터

6월 30일 나교는 발로 인해 병원에 입원 중이다. 그동안 홀로 조용히 산 탓에 동창들 외에는 주변인들에게는 소통이 불가한 상황이다. 두 곳에 농장을 가지고 있는 나교는 이곳이 6~7년 사이에 아들 둘을 결혼시켜 손자 손녀 4명의 손주의 자연학습장이기도 하단다. 못에 찔린 발을 며칠을 절뚝거리며 다녔단다. 결국, 입원은 했지만, 허리협착증으로 고생 중이라 겸사겸사 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밭에 일을 걱정하며 간호사들 눈을 피해 키우는 닭들의 모이를 주어야 한다며 병원문을 박차고 농장으로 향했다. 자신의 배가 부르니 키우는 닭들도 배가 고플 것이라고 이틀에 한 번꼴로 다녀와야 한다는 것이다. 병원 밥이 나왔지만 나와 함께 먹는다며 병원 밖에서 함께 점심을 먹고 농장에 다녀왔다. 병원이 이래도 ..

조부경 노래 교실 - ♬돋보기

6월 29일 완연한 여름 날씨, 뜨거웠다. 내동 홈플 문화센터 강의실에 들어서자 시원했다. 밖의 따가운 날씨를 잊게 했다. 그런 날씨를 빗대듯 조부경 강사는 첫 곡으로 ‘그 얼굴에 햇살을’ 부르며 신명 난 90분의 수업을 이어갔다. 코로나로 바깥세상을 맘껏 다니지도 못하던 1년 하고도 4여 개월~ 이곳에 오기까지 인원제안으로 눈치도 보며 기웃거려도 보고, 어렵게 발을 디뎌 거리 간격 두기로 듬성듬성 의자를 떼여 앉게 하고 노래 교실은 운영이 되고 있다. 코로나 19라는 별종 바이러스를 모른 척하며 마스크 쓰라면 쓰고, 백신 맞으라면 맞고, 5인 이상 모이지 말라면 그리하고 살았지만 노래가 없었다면 숨이 막혔을 것이다. 노래가 있어 그나마 숨을 쉴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늘도 맘껏 소리 지르며 노래를 즐기..

뼈다귀 탕 대접

6월 25일 별건 아니지만 뜨거운 뙤약볕 아래 주민들을 위해 애쓰시는 아파트 경비원, 청소원분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11시 경비원 두 분, 11시 30분에 청소원 2분이 솜씨 없는 작은 것에 감사히 드셔주셨다. 삼복더위에는 팥빙수를 대접할 것이다.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실행하는 거지만 일회성이 아닌 진심을 담아 그분들의 안전과 건강을 빌어도 본다. 날씨는 한 여름 날씨였다. 식사가 끝날쯤, 아들 내외를 맞이했다.

여름비

6월 3일 잠에서 깨기 전부터 여름비가 내렸다. 베란다 창문을 열고 비를 향해 손짓을 해본다. 올여름은 얼마나 더울까! 창밖에 내리는 빗소리에 화초들은 제각기 신나서 아름다움을 뽐낸다. 꺾꽂이가 새순을 피우기도 했다. 난 새싹의 바이올렛 꽃에 묻는다. '넌 어느 집으로 가고 싶니?'라고~~~~~ 백수가 과로사한다더니 쥔장의 맘을 알고 화초들은 제각기 알아서 꽃을 피운다. 비 오는 한가한 오후 남편이 좋아하는 열무 물김치를 담았다.

시 부모님 계신 산소 찾아

5월 7일아침 7시 35분 여유롭게 집을 나서며 경북 안동 부모님 산소로 향했다.집안 사정으로 큰 동서 집을 안 찾고 산에서 시간이 나는 데로 부모님을 찾고 있다.도로는 출근 차량으로 가득했다. 하늘은 비 온다는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강렬한 붉은 빛을 내리쪼였다. 오늘은 시부모님 제사, 어제는 남편 생일코로나 시국에 임신한 며느리를 오게 할 수가 없었다.아들 부부에게 현금을 받고 남편과 조용히 행사를 가졌다.안동도 남편과 둘이 올라갔다. 고속도로 도롯가 위험을 무릅쓰고 풀베기에 한창이다. 아카시아꽃들도 도롯가 소음방지 가림막 너머로 빠져나와 앞다퉈 꽃향기를 뿜어댔다. 남편이 다니던 모교도 찾았다. 그곳은 수업을 안 하고 정문 공사 중이었다. 들어가지 못해 아쉬웠다.  안동을 찾으면 늘 그랬듯이 명성을 얻은..

친정 부모님 제사

4월 25일 도롯가 초록의 나무들 인사를 받으며 06시 30분 집을 나섰다. 오빠가 모시던 제사는 오빠가 안 계신 조카들만 있는 사정을 봐서 산에서 모시기로 했다. 동생은 서울서 내려오고 우린 김해서 오르고, 산으로 만나기로 하며 먼저 장거리를 위해 남편은 차에 주유부터 했다. 내 맘은 오만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다. 도로 위 차들은 무한 질주를 한다. 도로는 조용했다. 초록나무들의 안내를 받을 뿐이었다. 도로가 밭에도 초록으로 마늘과 보리가 익어가고 있었다 가는 곳마다 초록 나무 풀 곡식마저도~ 푸르러다. 그저 깨끗한 듯, 아름답다. 코로나로 휴게소 우동은 선산휴게소에서 집에서 싸 온 음식으로 대신하며 소풍 나온 듯 맛있게 먹었다. 동생과 비슷한 시간에 봉안당이 있는 산에 도착했다. 지난 2월에 결혼한 ..

백 일

4월 24일 손자가 태어났어도 오빠는 병원에 있어 손자를 안아보지도 못하고 고인이 되셨다. 그 오빠의 손자가 오늘 백일이다. 하지만 조카는 백일에 고모인 나도 삼촌인 동생도 초대하지 않았다. 이유는 난 김해서 올라야 하고 동생은 영등포에서 의정부까지 거리가 멀다는 게 이유였다. 그냥 동생 부부와 처가 식구들과 조촐하게 축하하고 싶다고 했다. 동생 부부와 서운했지만, 조카 의견을 존중하기로 하고 한 직장에서 일하는 동생 편으로 아기 반지를 보냈다. 서운한 감정은 안으로 삭이고 내일 친정 부모님 제사에 올릴 전을 부치고 문어를 삶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은 한결같이 모두가 타고 있었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은근한 불에 구워도 배추전은 탔다. 나름 조심스레 홀수인 5장을 굽고 명태전과 두부 전도 부치며 마..

해반천 걷기, 파김치와 총각김치 4/19

4월 19일 다음 주, 두 개의 화장실 리모델링을 하기에 주변을 치워야 했다. 수건 삶고 청소기 돌리고 잠시 컴퓨터 일기 쓰며 이웃 인터넷카페 방문 중에 오후 2시경 남편이 퇴근해 귀가했다. 볼일이 있어 일찍 들어온 남편에게 ‘우리 걸을까요?’ 말을 건넸다. 남편은 볼일을 본다며 몇 군데 전화하곤 밖으로 나갔다. 사실, 남편은 한 달 전 지갑을 분실해 카드사에 전화하는 것이었다. 난 저녁 준비를 위해 주방으로 향했다. 남편이 얼마 후 들어와 ‘해반천 가자.’ 해주었다. 코로나 19로부터 운동을 피하다 보니 나의 배 둘레는 넉넉하니 용감해졌다. 지난해 9월까지 하고 운동을 하지 못했다. 그 덕분에 배 둘레가 든든해졌다. 힘든 운동보다 걷기부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남편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다. 일찍 귀가했..

비 오는 봄날

3월 20일 아들의 중학교 동창 엄마들의 모임에서 비 오는 날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그냥 꽃이 좋아서 사람이 좋아서, 몇 달 만에 만난 세 사람은 그다지 말이 없었다. 참 오랜만의 만남이었다. 오라버니 장례를 치르고 왔다는 이유로 그들은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리로 부른 것이다. 하지만 한 아우는 야간을 마치고 차내에서 계속 잠을 자야 했다. 다른 한 아우는 2년 전, 아들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냈기에 한참은 말이 없이 비 오는 거리만 보고 난 마냥 달리기만, 했다. 삼랑진으로 대동으로 불암동으로, 다시 김해로.................... 맛집이라며 찾은 곳은 사람이 많아 그곳을 피하고 다니며 조용한 곳을 찾아 약간의 수다를 떨며 맛집을 다녀오는 심심한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