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나의 일상 954

남편의 대장 속 용종

12월 12일 얼마 전 건강검진에서 발견한 남편의 대장 속 용종 제거를 위해 일찌감치 병원을 찾았다. 우리가 두 번째 환자였다. 내심 웃으며 병원을 찾았지만, 남편의 얼굴도 그늘이 보인다. '별일 없겠지' 생각하며 간호사의 말대로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다시 혈압을 재며 담당 의사를 기다렸다. 잠시 후 수면 마취제를 투입하며 보호자 입장을 시켰다. 남편은 무슨 생각을 할까, 머리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남편의 몸속 커다란 동굴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괜찮겠지'를 부르짖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몸속에 있는 용종을 떼어내며 지져 하얗게 된 모습과 또 다른 작은 것을 떼자 그곳에는 피가 고인 것까지 보며 동굴 탐험을 마치며 몇 개의 혹을 보게 되었고 그것을 본 의사는 ‘치질이 심한데요.’ 했다. ‘네, 그것..

과로 몸살

12월 6일 무리한 강행군은 과로 몸살로 이어졌다. 병원서 링거를 맞고 돌아왔지만, 식사 준비가 어려운 날 위해 남편의 뜻대로 대구뽈찜을 주문해 먹기로 했다. 그제 사천서 다녀오며 받은 굴과 가리비로 남편은 국을 끓여주기도 했다. 남편에게 미안해서라도 훌훌 털고 일어나고 싶지만 내 맘같이 몸은 쉬 회복되지 않았다. 이것도 나이라도 회복이 점점 더디 가는 것 같다. 손자의 감기 소식도 전해 들었다. 11월 20일, 제주도 갔다 온 뒤로 어린이집에 집단 감기로 울 손자 역시 감기로 고생 중이었다. 식성이 좋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콧물을 줄줄 흘리면서도 먹을 것을 쥐여주면 그것이 배춧잎이라도 조용히 앉아 맛을 음미한다고 했다. 안타까운 마음뿐이지만 그저 귀엽기만 했다. 리한아! 할미도 아프단다. 빨리 회복하자.

복지관 급식봉사

11월 29일 비가 차분하게 내렸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추워지겠지. 추워진다고도 했다. 마지막 낙엽이 쥔장 모르게 차량 위에서 마지막 늦가을을 아쉬워하며 쉼을 청하고 있다. 홍순득 형님과 복지관을 찾았다. 복지관에 들어서자 구수한 팽이버섯 전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최고 큰형님과 막내로 보이는 50대가 뜨거운 프라이팬에서 전을 부치고 계셨다. 큰 형님께 내가 붙인다고 전 뒤집기를 달라 했지만, 형님은 기름 묻은 김에 그냥 하신다 했다. 난 그 옆에 계신 작은 형님이 하던 전을 고르게 자르는 일을 돕기로 하고 칼을 잡았다. 전이 뜨거워 칼끝으로 자르는 일도 더웠다. 전을 부치는 사람은 얼마나 덥겠는가, 싶어 큰형님 뒤집기를 차지하려 해도 끝까지 뒤집게는 큰형님 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340여..

복지관 봉사 11/28

11월 28일 날이 상당히 덥다 비가 온다고 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복지관을 먼저 찾았다. 오늘의 메뉴는 매운 돼지 갈비찜, 달걀 실파국, 어묵 간장 볶음, 봄동 겉절이, 배추김치 그중 매운 돼지 갈비찜 요리는 내 허리까지 오는 길쭉한 주걱으로 대형 솥단지에서 돼지고기가 이리저리 부대끼며 뜨겁게 요리가 되어가며 양파와 대파와도 만났다. 갈비찜을 주걱을 젓는 동안 매운맛으로 눈도 살짝 매웠다. 땀은 비오. 듯했지만, 재미있었다. 이날 난 밥 담당을 했다. 사회활동 봉사자가 가져다주는 뜨거운 밥솥은 뜨거운 채로 솥 테두리를 싹싹 긁어 한 톨의 밥알이라도 아끼려 애썼다. 그리곤 밥솥 테두리에서부터 돌아가며 밥을 퍼낸다. 내 것이 아니어도 아까운 건 사실이니까. 나름 노하우를 터득해 테두리부터 가운데로 돌아..

복지관 11/24

11월 24일 피로가 누적되는 상태에 나는 부족한 인원을 채워주기 위해 복지관 급식 봉사에 참여했다. 오늘의 메뉴에는 찐빵과 미니 돈가스가 있었다. 손 빠른 두 명의 조리사들이 잘 튀기고 찌며 해냈고, 부족한 인원의 설거지는 새로 구매한 설거지 기계가 해주었다, 소고기 비빔밥은 솥단지 안에서 마른표고와 당근이 함께 어울려 표고의 특유 향과 고술 고솔 맛있는 밥이 완성되었다. 급식 봉사를 마치고 함께 활동한 형님이 고생했다며 커피를 사주셨다. 오늘의 메뉴 소고기 콩나물 비빔밥 (한우채, 건표고, 당근, 깐 쪽파, 콩나물) 미소된장국, 미니 돈가스/케첩, 찐빵, 배추김치

숙진이와 점심

11월 23일 황숙진~ 그녀와는 참 오랜 시간 만난 아우다. 각자의 아들이 중학생이었던 시절 학부모로 만나 지금껏 다툼없이 꾸준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부지런하기로는 숙진 아우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쉼 없이 움직이고 열심히 살며 남을 위해 자기 몸을 희생하는 아우다. 어찌 보면 그녀의 성격도 부러울 때가 있다. 그녀는 요양보호사로 일을 하는 직업여성이기에 평일 만남이 쉽지 않다. 그런 그녀로부터 지난주부터 점심을 같이하자는 연락을 받았지만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오늘 그녀와 점심을 함께 하기로 했다. 무엇을 먹느냐보다는 얼굴을 보자는 의미이다. 우린 이곳저곳을 정하다 결국 생선구이집에서 만남을 가졌다. ‘황숙진’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부지런한 사람’이다.

경로 식당 만족도 조사

11월 16일 수영장을 찾았지만, 수영은 하지 않고 휴게실에서 잠시 수다 삼매경에 빠진 뒤, 김해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았다. 이날 경로 식당은 새마을부녀회가 동참했다. 급식 봉사가 아닌 경로 식당 만족도 조사를 위한 활동이었다. 사실 나도 70을 향해 가고 있어도 간단한 조사를 직접 할 수 있지만, 이곳에 연세 많은 어르신을 위해 대신 읽어주고 설명하기 위해 발탁? 이 된 것이다. 복지관 측의 배려로 돋보기도 준비하며 경로 식당 이용 어르신들의 만족도를 직접 듣고 바로잡으려는 복지관 측의 관행인 것이다. 어르신들의 생각은 다양했다. 가격과 비교하면 너무 좋다, 정말 잘 먹고 있다, 집보다 더 낫다. 등이 있었지만, 연세를 배려한 탓에 오픈한 것을 불편해하는 분이 서너 분 계셨다. ‘눈이 침침해~, 귀가 안 ..

호스피스 봉사자들과 만남-빼빼로데이

11월 11일 김해노인종합복지관을 찾으며 복지관 입구에 50상자가량의 단감 상자가 쌓인 걸 보고 개인 후원자일까? 직장 단체후원자일까, 단감 상자는 인증샷을 위해 복지관 정문에서 대기 중이었다. 쌓여있는 상자를 보니 그래서 아직은 살만한가 보다. 생각하며 복지관에 들어섰다. 오늘 봉사단체는 ‘내외동 적십자, 호스피스’라고 안내가 되어있었다. 두 단체 봉사원 대부분을 아는 단체였다. 2007~8년경 보건소에서 교육을 받고 활동했던 호스피스 봉사활동을 2~3년가량 했다. 김해 한솔병원에 입원한 암 환자를 상대로 암 환자의 임종을 지켜드리는 호스피스 활동을 했었다. 그 당시 활동이 뇌리를 스치며 난 호스피스봉사원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곤 살며시 마스크를 내리며 ‘김정자 회장님 계십니까?’ 하며 찾았다. 14~..

동갑내기

11월 10일 복지관에 처음인듯한 낯선 봉사원이 찾아왔다. 친구인 듯 두 명이 낯설어하며 떨어져서 행동했다. 그래도 이곳은 그녀들보다 먼저 왔기에 선배로서 그녀들에게 다가갔다. 그녀들은 생림에서 봉사활동 하고자 찾아온 동갑내기 친구였다. 물론 한 살은 친구 하여도 되니까.... 봉사활동은 칠십을 코앞에 두고 처음이라니 장소도 낯선데 봉사도 처음이니 모든 게 낯설 수밖에……. 마침 내일이 빼빼로 데이라며 과자를 복지관에 나눠주어 그걸 빌미로 그녀들과 설거지 조에서 친구 하며 하하 호호 시간을 가졌다. 오늘의 메뉴는 백미 밥, 꽃게 된장국, 꽁치무조림, 감자 샐러드, 콩나물 무침, 배추김치

배추김치

11월 9일 김치가 떨어지고 김장할 때는 멀었고, 어찌 그냥 밑반찬으로 먹을까 했는데~~ 입 짧은 울 남푠 위해 배추김치를 하기로 마음먹고 한 망에 3개짜리 배추를 구매해 김치를 하기로 했다. 배추를 소금에 절여 놓고 파 다듬고 찧어놓은 마늘 준비하고 끓여놓은 다싯물에 찹쌀풀 쑤어 고춧가루 넣어 갖은 양념해 놓고 배추 절여지기를 기다리며 난 복지관을 다녀왔다. 오후 집에 돌아오니 잘 절인 배추는 물이 나오지 않아 소쿠리에 물만 빼고 있었다. 그런데~ 물이 안 나온다. 어젯밤에 방송하고 아침에도 했다는데 남편은 일찍 잠들고 난 출근한 상태였기에 모르고 있었다. 물 나오기를 기다리며 남편과 군것질 삼아 먹을, 겉은 까맣고 속은 연둣빛이 나는 서리태콩을 볶으며 물 나오기를 기다렸다. 다행히 오후 4시경 물이 ..